한국·미국 대중음악 관련 책 3권 소개
▲ <한국 대중음악사 개론>
장유정·서병기 지음, 성안당, 480쪽, 2만5000원


[한국 대중음악사 개론] 태동기 규정 … 100년사 집필
[한국대중음악사 산책] 1960~70년대 특별한 음악들
[미국 대중음악] 민스트럴시~힙합 장르 분석


음악은 고단한 인간의 삶을 위무해 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준다. 음악은 인간사 희로애락의 동반자로 기쁠 때는 더욱 기쁘게, 슬플 때는 마음껏 슬퍼하도록 건드려주는 마력을 갖고 있다. 인간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음악엔 여러 장르가 있지만 클래식이나 재즈의 경우 다소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대중들에게 가장 친근한 음악은 역시 '대중음악'이다. 아는만큼 보인다란 말은 음악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악의 탄생 배경이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할 때 그 음악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번 주엔 대중음악과 관련한 책 몇 권을 소개한다.

# 한국대중음악사개론

한국 대중음악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산업화된 한류, K-pop도 따지고 보면 100년이 넘은 역사의 산물이다.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 뿌리는 과연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할 때가 된 것이다.

<한국대중음악사개론>(성안당·480쪽)은 사단법인 한국대중음악인연합회가 기획, 1년 이상의 기획과 집필, 자문 회의를 거쳐 탄생된 책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한 세기를 정리하고 있는 이 책은 1907년부터를 한국 대중음악의 태동기로 규정하고, 1970년 이전까지의 고전사는 이 분야의 연구와 집필을 활발히 해온 장유정 단국대 교수가, 1970년 이후부터의 현대사는 25년 넘게 대중문화 현장을 취재해온 헤럴드경제의 서병기 선임기자가 집필했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과거에 비해 볼륨이 많이 커졌다. 이 책은 한국 대중음악의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 철저하게 대중음악인(가수)과 그들의 철학, 그러한 곡이 나온 시대적 배경과 대중음악인의 음악적 철학, 가사, 악보 등 시대 정서를 분석하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의 오늘을 있게 한 시대별로 중요한 대중음악인과 동시대인의 가슴을 적신 곡을 만든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또 가사를 통해 읽혀지는 당시의 시대정서를 읽을 수 있는, 특히 최근세사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책은 한국 역사의 큰 흐름과 대중음악의 큰 조류를 시대 구분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서술한다. 여기에 세부 주제를 정해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다. 각 장이 끝나는 지점에선 들을거리와 생각거리를 추가해 들어야 할 한국 대중음악과 공부해야 할 내용을 짚어준다.

부록으로는 한국 대중음악 주요사건 연표, 한국 가요 40년 연도별 차트, 오프라인 음반시장의 구조와 동향 등 한국 대중음악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도 있다. 2만5000원

# 한국대중음악사 산책

▲ <한국대중음악사 산책>
김형찬 지음, 알마, 568쪽, 5만8000원


<한국대중음악사 산책>(알마·568쪽)은 한국대중음악의 괄목할 만한 시대를 밀도 있고 입체적으로 짚어나간 책이다.

'1960~1970년대 대중음악의 결정적 장면들'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이 땅의 청춘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노래와 사건, 문화 공간, 그리고 특별한 음악인들을 소개한다.

이 책은 수십 년에 걸친 저자의 열정적 자료수집의 결과물로, 한국대중음악의 한 괄목할 만한 시기를 되살려 놓고 있다.

광복 이후 근대 대중음악의 태동부터, 미군정기와 1950년대 전후 참상 속에서 이루어진 대중음악의 약진을 보여준다. 또 1960년대 청년문화세대의 폭발과 1970년대의 다채로운 양상들까지, 밀도 있고 입체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의 여정은 한국대중음악사의 거대한 전환점인 1975년 대마초 파동까지 이어진다.

저자는 지엽적인 역사적 팩트의 나열에 골몰하기보다는 각기의 결정적 장면들을 속도감 있게 스케치하며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큰 흐름을 시기별로 알 수 있게 했다. 대중음악사 책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인 스타와 유행가 위주의 서술을 지양하고, 당대의 문화 인프라와 작곡가, 제작사 등에 관한 이야기도 곁들였다.

이 책은 무엇보다 관련사진과 글자자료, 광고, 음반자켓 등을 방대하게 제시한다. 저자는 당시의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화보집 등의 1차 자료들을 여러 해 동안 그야말로 '저인망식'으로 헤집으며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김형찬 지음, 5만8000원

# 미국 대중음악

▲ <미국 대중음악>
래리 스타·크리스토퍼 워터먼 지음, 김영대·조일동 옮김, 한울, 648쪽, 5만8000원

<미국 대중음악>(한울·648쪽)은 민스트럴시부터 힙합까지, 2세기에 걸친 방대한 역사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19세기에 유행한 민스트럴시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음악적 장르부터 힙합, 얼터너티브 록 등 비교적 최신의 장르에 이르기까지 미국이라는 땅에서 대중음악이 밟아온 길을 연대순으로 차근차근 짚어본다.

깊이 있는 접근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용되는 음악 전문용어나 설명의 배경이 되는 역사·문화에 관해서도 저자들은 기꺼이 지면을 할애해 친절하게 설명하며, 옮긴이들 또한 한국 독자의 시각에 맞춰 주석으로 상세히 보충함으로써 이해의 부담을 덜어준다.

책은 미국 대중음악의 다양한 스타일과 형식을 분류할 때 사용되는 용어와 표현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장르, 그리고 그 시대와 장르를 대표하는 곡과 음악인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분히 분석해나간다.

이렇게 전개되는 과정에서 이 책은 19세기부터 21세기 초에 이르는 대중음악의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하나의 큰 줄기로 엮어낸다.

그 조각들 속에서 우리는 루이 암스트롱이나 행크 윌리엄스, 프랭크 시나트라, 밥 딜런, 레이 찰스, 지미 헨드릭스, 마이클 잭슨, 너바나 같은 낯익은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찰리 패턴이나 로버트 존슨, 루스 브라운, 빌 헤일리, 팻시 클라인 같은 조금은 낯선 이들과도 만난다.

책은 대중음악을 추상적인 차원이 아니라 화성, 선율, 리듬, 가사 등 음악의 언어를 활용해 분석적으로 접근한다. 여기에 역사, 문화, 사회, 경제, 정치, 기술 발전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맥락을 부여함으로써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래리 스타·크리스토퍼 워터먼 지음, 김영대·조일동 옮김, 5만8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