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나라 임금 구천이 장차 오나라를 치려는 준비중에 개구리로 인해 전의를 돋군 고사가 있다. 어느날 구천이 나들이를 나갔다가 성난 개구리를 보고 예를 올렸다. 신하들이 미물의 개구리에게 예를 표함이 어찌된 일인지 의아하게 여겼다. 그러나 임금은 개구리에게 조차 그리 하거늘 용기있는 군사들에게는 얼마나 극진히 하겠는가 하는 깨달음을 노렸던 것이다. 과연 스스로 목을 잘라 임금에게 바치는 사람들이 나타났으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개구리는 나름대로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 해충을 잡아먹는 것 말고라도 우선 학생들의 생물시간 해부실습에 없어서 아니될 재료이다. 하긴 이탈리아의 의학자 갈바니는 개구리로 해부실험을 하던중 동물도 전기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개구리의 다리에 메스를 대자 철판위에 누워있던 개구리의 발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켰던 것이다.

 구미에서 개구리가 식용으로 쓰인다 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고기의 주성분이 단백질이며 고기가 연하여 생선 처럼 이용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수입하여 식용으로 한다며 양식하다가 온 강토에 번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생태계 파괴의 망나니로 여기는 황소개구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실은 우리도 개구리가 식용으로서 인기있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식용은 식용이로되 서구와는 다른 탐욕스런 식용이어서 개구리들이 근래 수난을 당하고 있다. 건강식이라는 근거도 없는 믿음 때문에 마구잡이를 한다. 한 겨울에도 깊은 골짜기 돌틈에서 동면하는 놈들을 들쑤셔 잡아내는데 통째로 기름에 튀겨 몬도가네식이다. 그러다 월나라 구천의 수레를 막고 성을 냈듯 성난 개구리들의 시위 소동이라도 있을지 모르겠다.

 마침 오늘은 동면하던 개구리들이 긴 겨울잠을 깨고 기지개를 켠다는 경칩날이다. 농가월령가에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른다고 했듯 농사를 서두를 때가 되었는데 올 봄 개구리 울음소리 들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옹진군이 도서지방의 토종개구리 보호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