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공항소음은 인근주민들에게 가장 불편을 주는 고통으로 지적돼 왔다. 인천국제공항 주변주민들도 공항개항에 따른 개발기대보다는 항공기 소음이나 이웃간 단절 등을 더 걱정하고 있는 등 소음으로 인한 생활불편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인천개발연구원이 영종지역개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일부 영종주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공항개항에 따른 불이익 견해가 57%로 이득(43%)보다 많게 나타났다.

 특히 불이익이 예상되는 사례로는 항공기 소음공해와 생활근거지 소멸, 외부인 유입에 따른 이웃간 혼잡 등을 손꼽고 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조사대상자중 95.7%는 계속해 지역거주 의사를 나타낸데 비해 4.3%만이 지역을 떠나고 싶다고 해 불편은 하지만 내고장에 계속 남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는 이같은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소음이라는 확실한 고통이 따라다니지만 내고장을 떠날 수 없다는 지역인의 정주 성향에서 고향에 대한 애착심을 적지않게 느낄 수 있게 됐다. 물론 영종주민들의 정주의식은 공항개발에 따른 부대이익 기대치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즉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났지만 공항개발로 재산증식, 생활편의, 구직기회 증가 등의 기대가 그나마 이들을 지역에 붙들어 놓는 역할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같은 조사결과처럼 영종주민들이 공항개발에 따른 기대로 장밋빛 환상에만 놓여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공항개발 후유증으로 어업등 각종 생계가 어려워진데다 철조망 설치에 따른 관광자원의 유실도 또한 이들의 생활 터전을 위협하고 있는 요소다. 뿐만 아니라 외지와의 교통수단중 하나인 영종대교의 값비싼 통행료도 지역민들의 생활을 위축시키고 있다. 가뜩이나 본토인이 별로 없어 정체성 부족이 항상 지적돼온 것이 이 지역의 현실이다.

 이제 공항개항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공항개발이 국가와 사회 발전의 명제임은 분명하지만 이와 병행 지역민들이 정붙이고 살 수 있도록 생활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시책마련도 외면해서는 안된다. 공항의 본격 가동으로 발생할 소음도 크게 개의치 않고 지역을 지키겠다는 영종주민을 위해 당국은 과연 무엇을 해야할지 세심하게 생각해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