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의 구조조정 강행으로 촉발된 노사간, 또는 노정간의 충돌과정에서 관계당국의 대처방식이 매끄럽지 못해 시위가 갈 수록 격렬양상을 띠고 있는 최근 상황은 정말 크게 우려되는 모습이다. 지난 한주간 거의 매일 부평과 주안, 시내 성당과 대학가 등을 옮겨다니며 벌어지고 있는 민주노총과 대우자동차 노조, 학생 등의 가두시위는 그 배경에 회사측의 정리해고 행위에 맞선 생존권 차원의 투쟁 성격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상당수 시민의 심정적 이해를 얻고 있다. 그런 만큼 대우차와 관련된 일련의 가두시위에 경찰의 진압방식이 예전 반정부투쟁 시위를 진압하는 것과는 일정부분 달라야한다는 것이 일반 시민들의 정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인천 경찰이 보여주고 있는 시위진압 방식은 과잉진압 논란을 일으킬 만큼 문제를 안고 있는것 같다. 며칠전 시위대가 농성중인 부평 산곡성당에 난입해 성직자들을 폭행한 것이 사회적 물의를 빚자 인천경찰청장이 기자회견에서 유감표명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또 다시 지난 주말 부평역 승강장에서 시위를 진압한다고 일반시민들을 밀어붙여 선로로 떨어뜨리는 가하면 시위군중과 서로 돌을 던졌다는 것은 과잉진압을 없애겠다는 경찰 지휘부의 약속이 현장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사실 대우차의 이번 구조조정 결과를 보면 부자나 형제등을 한꺼번에 정리하는가 하면 산재요양중인 환자를 불법해고시키는 등 대다수 직원들의 분노를 살 만큼 신중하지 못한 면모를 상당히 드러내고 있다. 일반 직원들 입장에선 일터에서 쫓겨나 온가족의 생활까지 막막해진 상황이다. 시위가 다소 격렬하다고 경찰까지 덩달아 과격해지면 자칫 대우차 사태의 향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정부와 채권단에서 밀어붙인 구조조정의 후유증 때문에 인천 거리 곳곳이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으로 변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하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경찰은 대우차와 관련된 가두투쟁의 기본 성격 등을 감안해 시위현장에서는 가급적 유연하고 폭넓은 자세로 대처해 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