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는 불법광고물을 정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개선책을 펴기로 한 것은 뒤늦기는 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상가건물에는 빨강 파랑 등 원색 간판이 빽빽히 걸려있어 어수선하다. 간판에 써있는 각양각색의 커다란 글씨가 시선을 어지럽힌다. 각종 입간판은 도로를 가로막아 많은 인파로 붐비는 도로를 더욱 비좁게 하고 있다. 글자를 오려 창문에 붙이는 속칭 선팅간판이 즐비하고 각층 사이에 점포를 짓누르듯이 걸려있는 거대한 간판까지 겹쳐 건물은 누더기를 걸쳐놓은 것처럼 지저분하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가. 따지고 보면 결국 우리의 무관심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디자인과 색감과 꼼꼼한 제작기술 등의 격차가 볼썽 사나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간판은 그 도시의 얼굴이며 문화적 역량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문화·역사·경제적 측면에서 뒤질 것이 없는 우리가 간판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선진 여러나라의 경우 유명한 쇼핑거리라 해도 깔끔한 소규모의 옥외 간판만을 설치하고 동시에 도시전체의 색감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고 한다. 우리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보도에 의하면 인천시는 우선 공항배후단지는 옥상 돌출간판 부착은 일체 금하고 가로형 간판도 1개 업소당 한개만 허용키로 했다고 한다. 색채도 빨강 검정 등 원색이 광고물 전체의 50%를 넘지못하도록 권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포동 패션거리 등 주요거리의 입체, 돌출, 옥상간판을 제한키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업주들이 이같은 시의 방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의 경험으로 보면 지난날에도 여러차례 이같은 시도가 있었으나 업주들의 반발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떻게 업주들로 하여금 간판 미화에 동참하게끔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느냐에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도시거리는 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