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유출되면서 반경 100m 안에 있는 맨홀뚜껑 30여개가 공중으로 튀어오른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적이 드문 새벽에 사고가 발생, 행인 1명이 부상을 입었고 주택가 유리창 수십장이 박살나는데 그쳤지만 대낮에 터졌더라면 큰일날 뻔 했다. 왜 이런 불상사가 심심찮게 발생하는지 서글픈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느때나 강조하지만 사고는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인재(人災)라고 한다. 이번 사고를 통해서도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보도에 의하면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지하저장탱크로 옮기는 과정에서 1천ℓ가량이 하수구로 흘러들어가 폭발했다니 말이다. 사유야 어찌됐든 간에 그에 따른 책임은 일차적으로 주유소측에 있다. 이와 비슷한 사고가 전국에서 잇따라 발생하여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예방책을 철저히 강구하라고 엄중히 경고한 상태다. 그런데도 마이동풍이다.

 특히 인화물질을 취급하는 곳에서의 안전대책이 여전히 소홀하다는 증거다. 별일이 있겠느냐는 안이한 생각에 젖어있는 업주들의 구태의연한 자세는 마땅히 시정되어야 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잦은 사고는 대형사고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고 더구나 아찔한 순간을 체험한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안녕질서를 맡고 있는 당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을 것이란 점등을 감안할때 사소한 사고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그래서 당국에 거듭 주문하고 싶은 것은 주유소 뿐 아니라 인천시내에 널려있는 인화물질 저장소의 안전관리는 빈틈이 없는지 근무 요원 한사람 한사람은 자기 임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등 전반에 걸쳐 점검하고 미흡한 점은 과감히 고쳐나가는 엄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인화물질 취급소의 안전 특별점검을 한다고 해도 눈가림으로 적당히 넘어간다면 하나마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맡은 바 직분에 한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철저히 가려내서 더 늦기전에 시정해 나가는 일이다. 점검이 정실에 좌우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좌우된다면 그 결과는 당국뿐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불행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