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후기에 들면서 우리 식생활도 변하여 쇠고기의 소비가 늘어났다. 박제가의 "북학의"에서도 소 도살이 지나치게 늘어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날마다 500마리 이상의 우공이 희생되고 있다면서 이것은 중국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것이라고 부연한다. 그러면서 쇠고기를 줄이고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해결될 것이라는 방안도 제시한다.

 그와 비슷한 때의 "목민심서"에도 "하루에 잡는 소가 500마리나 된다"는 내용이 보인다. 서울안의 24개소 푸줏간에서 잡는 것에다 전국 300여 고을의 것과 지방의 혼례 등 잔치와 상사 향사 때 그리고 밀도살을 대강 헤아리면 그 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는 임신 열달만에 분만 세살이 되어야 새끼를 가질 수 있으니 하루에 500마리씩 죽는 것을 당할 수가 없다고 우려한다.

 다른 민족에 비해 우리는 쇠고기 편식의 풍습이 강했다. 유목민이 아니었으니 양고기는 접할 기회부터 없었고 돼지고기는 이런저런 제약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쇠고기는 여러가지 육류중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아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이 높아 장년기에는 되도록 줄이고 식물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쇠고기의 소비는 소득의 증대와 비례한다. 소득이 높아갈 때 쇠고기의 수요도 상승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가 지나면 다시 감소한다. 일본이 그랬고 우리도 그러하다. 60~70년대 일본은 소비가 급증 호주에서 수요의 80%나 충당 그곳의 육류값 인상을 자극할 정도였다. 그러나 일본도 우리도 지금은 진정되고 외국산 육류가 무제한으로 수입되어 오히려 축산농가들을 시름에 잠기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사정이고 명절 같은 특별한 때에나 배급받는 북녘의 경우 그것에 주려있을 터이다. 그래서일까. 유럽의 나라들이 북의 요청에 응해 인도주의 차원에서 쇠고기를 보내겠다고 한다. 문제는 광우병 소동의 뒤끝이어서 도덕성이 제기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보다 못한 우리 적십자가 건강한 우리 것을 보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