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부드럽게 … 민심 녹이는 여심
▲ 6일 <포토의정에세이> 솔직담화로 만난 김경자 의원은 공공 심야 약국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장태영 기자 jty1414@incheonilbo.com

김경자, 그는 담박하다. 그는 앞집 아줌마다. 그는 약국 아줌마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를 '괜찮은 바보'로 여긴다.

그를 '경기도 군포 제2선거구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원'으로 잘라 설명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마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용히 빼앗는 그의 사람 내음을 제하기에는 그 향기에 진솔함이 담겼기 때문이다.

6일 <포토의정에세이> 솔직담화를 위해 만난 김 의원(53)은 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나보다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과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도의원 역할을 맡아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그러면서도 "바보 같아 보이는 면이 있어도, 우직한 성격이 단점이지만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스스로 답을 찾아 간다.

김 의원은 '주연'이 아닌 '조연'에도 감사할 줄 안다. 그는 "사람을 도와주는 입장도 괜찮겠다"고 생각한다. 그가 시간과 노력, 열정으로 준비해 오던 것들도 '누군가 나서서 더 잘 해낼 수 있다면'이란 생각으로 한발 물러설 줄 아는 마음을 간직했다.

어찌보면 세간의 이목을 독차지하려거나 언론플레이를 특출나게 잘해 판세를 뒤엎을 수 있는 능력자들의 집합체(?)인 정치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인간형이다.

이날 김 의원을 '앞집 아줌마'라며 허물없이 부르는 특별한 손님도 이 부분에서 한 마디 거들기 위해 나선다. (1103·1104호 이웃으로 두 사람은 서로 '앞집 아줌마'라고 부른다)

군포시 재궁동에서 20년 가까이 마주보며 지내는 지정자(여·69)씨는 "계산할 줄 모르고, 손해를 보더라도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사람"이라며, 연신 '착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김 의원을 칭했다.

지씨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김 의원이 지역구에 도전해 한 번에 당선될 수 있던 비결을 알게 됐다.

92년도부터 16년간 재궁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이미 동네 사람들에게 '선량하고, 거짓말 할 줄 모르고, 가정을 잘 돌보며 바깥일도 열심히 잘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다른 이를 위해 목소리를 낮출 줄 아는 '괜찮은 바보' 김 의원은 2014년 6·4 지방선거로 도의회에 입성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됐다.

약사 경험을 바탕으로 초선이라도 보건복지 분야에 쟁점될 만한 현안들이 보였지만, 그는 다른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데 도움주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김 의원이지만 9대 도의원으로 강하게 주장하는 게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에 1곳 씩 '공공 심야약국'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가 약사로 일할 때, 약국 문을 닫은 후 이웃들이 급하게 그를 찾던 경험에서 민간협동 약국을 생각해 냈다.

간과하기 쉬운 도민의 심리적 안정감까지 세심하게 챙긴 '틈새 도정'인 셈이다.
현재 도는 6개 시·군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야간에 약국을 이용하는 도민이 적어 지원하지 말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바보처럼 양보만 해오던 그가 이번에는 이렇게 반문한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것에 명수로 구분 짓는게 옳은가"라고.


/ 이경 lee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