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지금 도덕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땀흘려 일하기 보다는 일확천금을, 공익보다는 사리를, 돈 때문에 심지어는 인륜마저 저버린다면 그 사회는 견뎌낼 수 없다. 요즘 들어 갖가지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까닭은 도덕성의 실종 때문이다. 매일같이 TV나 신문에 끔찍한 강력사건, 사기횡령사건 등이 대서특필되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다.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물론 경제 되살리기가 우선 되어야 한다. 거기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경제회복을 조기에 가능하게 하기 위한 새로운 시대정신과 도덕의 앙양이라 할 것이다. 시대정신에 있어 그것은 금전만능을 뛰어넘는 인간회복의 정신이 절실하다.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사회적 예절, 어려운 이웃을 돕는 협력, 질서를 지킬 줄 아는 준법정신이 생활화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모두가 거역해서는 안될 규칙이 지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과정이 정당하지 못하면 그것은 본령을 벗어난 것이다. 도덕의 붕괴로 인해 사회와 경제에 주는 타격은 치명적이다. 근로를 외면하고 속임수로 일신의 안일에 몰입한다면 세상은 혼돈속으로 빠져들게 뻔하다.

 보도에 의하면 각종 인허가 민원해결 혹은 은행대출 등을 전제로 뇌물을 주고 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이른바 뒤통수치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어느 단란주점 주인은 공무원에게 90만원을 주고 이를 빌미로 1천2백만원을 뜯어냈다. 또 지난 7월 인천지검은 아파트 신축에 따른 군의 동의를 둘러싼 군부대 뇌물비리를 수사하면서 선후배 장교들끼리 약점을 잡고 8천5백만원을 갈취한 사실을 밝혀냈다. 어디 그뿐인가. 최근 금융가에는 전^현직 은행원들이 대출비리와 관련된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는 것이다.

 먹이사슬을 방불케하는 이같은 갈등과 마찰을 우리사회에 만연시킨데는 공직자의 책임이 크다. 어느 경우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공직자가 도덕성을 망각하고 부정을 저지를때 국정이 문란해지고 그것은 또다른 부정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해이해진 사회기강과 무너진 도덕심을 바로 세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