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1세기 새로운 의료제도 변화에 대비하고 의료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개방형 병원제도가 시행 2년째에 접어들면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개방형 병원제도는 지난해 5월 도입 초기만해도 홍보 미비와 의사들의 인식부족으로 제대로 효과를 거둘까 하는 의구심이 많았으나 올해초 제도시행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개원의들 간의 신뢰가 회복되면서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의료계 안팎의 평가다.

 개방형 병원제도란 각종 의료장비와 시설을 외부 개인병의원 등에 개방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개인병원 전문의들은 비싼 의료장비를 구입하지 않고도 시설이 잘 갖춰진 병원에서 시술할 수 있는데다 반면 병원측은 시설과 장비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명실공히 외화절약형 시스템이다. 이 제도는 특히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개인병원운영시 절실하게 요구되는 의료체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전문의들이 개인병원 개원시 구태여 CT나 MRI 등의 비싼 의료장비를 갖출 필요가 없고 개방형 병원의 교수와 연계해 협진을 하거나 세미나 등을 통해 의료기술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환자와 의사 사이에 주치의 개념이 정립돼 개인적인 친밀관계가 형설될 뿐 아니라 개원전문의가 입원시킬 수 없던 의료보호환자를 개방병원에 입원시켜 수술 등 검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의료보호 환자에게 폭넓은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방공사 인천의료원의 경우 지난달 말까지 개방형 병원제도를 통해 모두 451명을 진료했으며 이 중 77명이 병원내에 마련된 개방병동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등 나름대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 같은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는 개방형 병원제도가 의료전달체계속에 깊숙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개인병원과 개방형병원간의 좀 더 긴밀한 협조체제가 이뤄져야 하며 무엇보다 환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확산돼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영리보다는 공익적인 면을 우선 고려하고자 하는 의료계의 자세전환 또한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