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교회가 우각리의 제물포교회에서 현 위치로 옮겨 새교회를 신축한 것은 1901년이었다. 존스 선교사의 주선과 신도들의 헌금으로 80평의 십자가형 벽돌 교회당을 완공할 수 있었다. 그해의 크리스마스 날 입당예배를 올렸다. 그러나 나라의 광복과 6·25를 지내기 까지 55년 동안 교회당은 낡고 협소하여 새로 건축해야 했었다. 1955년이었다.

 그때 구 예배당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머릿돌에 담아둔 귀중한 사료들이 출토되었다. 1900년에 간행된 신약성경과 찬미가 그리고 신학월보와 세례문답 등 전적이었다. 하지만 "내리백년사"에 의하면 역사 의식의 미숙으로 처리에 소홀했던 것 같다. 별도로 보존하지 않고 다시 새로 지을 교회의 머릿돌에 재봉합했기 때문이다. 1977년 교회사의 편찬을 위해 재개봉했을 때는 너무나 부식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당시는 새 건물의 신축때 머릿돌에 자료를 담아두는 사례들이 있었다. 1920년에 정초식을 한 일제의 조선총독부 청사에도 그랬었다고 한다. 오늘날로 말하면 타임캡슐이었던 셈이다. 타임 캡슐이란 후세에 전하기 위해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념물이나 기록들을 넣어 땅속에 묻는 용기이다. 세계 최초의 것은 1939년 뉴욕의 만국박람회때였다. 스테인리스 합금 용기에 만년필 시계 전구 백과사전 등을 담아 진공 처리 매장했는데 5000년후인 6939년에 개함토록 되어있다고 한다.

 그후로도 계속 타임 캡슐은 묻혀졌다. 1965년 역시 뉴욕 세계박람회에 이어 70년의 일본 만박에서도 되풀이 되었다. 1996년의 아태경제협력회의 때도 참석한 각국 수뇌들의 기념물들이 타임 캡슐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1985년 중앙일보가 제작한 "85타임 캡슐"이 남산 정상의 지하에 묻혔는데 500년후인 2485년에 개봉 예정으로 되어있다.

 사람은 기념과 기록을 즐겨하는가. 12일 인천고교에서도 타임 캡슐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제100회 졸업을 기념하여 50종의 물품을 담아 묻었는데 50년뒤에 열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