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9010161.jpeg

"김포시 공무원이라고 말하기조차 창피하다."

지난 17일 검찰의 김포시 전·현직 공무원이 연루된 지역 토착비리 수사 결과 발표 후 만난 한 김포시청 공직자의 자조섞인 푸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나 김포시 전·현직 공직자와 김포시가 설립한 도시공사 직원이 비리로 5명이 구속되거나 불구속 입건됐기 때문이다.

시는 감사원과 안전행정부 등 외부 의존적 감사체계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비리를 예방하고 통제한다며 2년 전 '청백-e 시스템', '자기진단 제도', '공직윤리 관리시스템'으로 구성된 자율적 내부통제 운영에 관한 규칙을 제정했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한해 세 번씩이나 터져 나온 공직비리는 청렴도 향상을 위해 매년 실시 중인 공직자 청렴교육과 청렴문제보내기 등이 무색할 정도가 됐다.

여기에다 지난달 발생한 단수 사고에 대한 사과 없는 해명과 오리무중인 거물대리환경역학조사 결과 보고,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집단 외유 등으로 공직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사건이어서 충격과 허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사건 발표 이후인 지난 18일 시민자치네트워크는 논평을 내고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유영록 시장을 향해 공직사회 부정부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정하라고까지 했다.

시장이 외유 중인 상태에서 지난 16일부터는 시청 본관 앞에서 거물대리 환경역하조사결과 발표의 고의 지연 의혹을 제기하며 시장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김포시정을 '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난파선 같다'고 비유한 또 다른 직원의 말처럼 흔들리는 김포시정을 표현할 적절한 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연이은 공직비리는 행정 불신과 공직자 사기 저하로 시정 동력을 잃게 하지만 구호에 그친 청령도 향상을 위한 노력(?)외에는 지금의 상황을 해쳐나갈 만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풀뿌리 민주주의 실천과 주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설립된 목민관 클럽에 가입한 유영록 시장이 장기간의 외유를 마치고 출근한 뒤 내 놓을 방책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