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95년 이후 아홉번째의 "로마인 이야기"를 내놓고 있다. 제1권의 "로마의 탄생"으로 시작 역대 황제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7권부터는 황제를 유형별로 기술하고 있다. 즉 7권은 네로 등 4명의 황제를 악명 높은 황제로 8권은 네로 이후의 1세기말의 위기 극복 9권에서는 하드리아누스 등 개혁에 성공한 현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악명 높은 황제중 세번째가 클라우디우스로 되어있다. 그는 티베리우스의 조카이면서 전 황제의 숙부이다. 그는 로마의 황제는 아우구스투스의 혈통을 이어야 한다는 관념에는 들지 못하지만 율리아누스와의 핏줄은 이어져 있는 셈이다. 로마의 황제들은 결연이나 얽히고 설킨 결혼 등으로 어떻든 핏줄은 이어진다.

 사실 클라우디우스는 북아프리카와 브리타니아 등 식민지를 확대했으며 내정에서도 해방노예의 권익신장 등 개혁적인 정책을 폈다. 그러나 기독교도와 유대인을 로마에서 추방하는 등 박해했다. 통치방식도 자유분방하여 인자하다가도 진노하는 등 전제적인 특성도 드러냈다. 마침내 즉위한지 13년 그의 나이 63세일 때 어느날 한밤중 갑자기 사망했다. 황후이면서 네로의 생모인 아그리피나에게 독살당한 것이라고 전한다.

 그것은 독버섯에 의해서였다. 독버섯이었는지 버섯에 독을 풀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아무튼 그는 버섯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 사실을 두고 네로는 버섯을 "신의 식품"이라고 이죽거렸다. 무수하게 신을 섬기는 로마에 있어 역대 황제들이 죽으면 신으로 떠받들어 지게 되는데 사망한 클라우디우스 역시 신으로 선포되자 버섯 때문에 신이 되었다고 해서 그렇게 외쳤다는 것이다.

 최근 클라우디우스의 사인을 규명해온 미국 대학의 한 연구팀이 독버섯에 암살당했다는 진단을 내렸다고 외신이 전한다. 그러면서 이 주장은 황제가 네번째의 부인이자 악명의 네로 황제 어머니인 아그리피나가 준비한 독버섯을 먹었다는 역사 기록을 뒷받침한다고 했다고 한다.

 참으로 할 일도 없는가 보다. 역사적인 사실을 두고 첫 발견인양 떠들썩 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