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샘물가에 핀/한송이 흰백합/한떨기 향기 풍기는/샤론의 장미꽃"-교회에서 불리는 한 찬송가의 첫절이다. 곱고 아름다운 멜러디의 노래여서 많이 애창된다. 말미에서 보이듯 샤론은 구약시대에 장미가 아름답기로 이름났던 곳이다. 구약의 아가서에도 "샤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라는 구절이 나온다.

 "벌판"이란 뜻을 가지고 있듯 샤론은 이스라엘 북부의 평야이다. 옛 엘리아 선지자의 고사로 잘 알려진 갈멜산의 해안에서 텔 아비브 까지의 약80㎞에 이르는 폭 10~20㎞의 기복이 심한 평야이다. 그러나 비록 모래언덕이 많더라도 수리가 양호하고 전에는 여기저기 늪이 있어서 소와 양떼를 방목했는데 지금은 모래땅에 알맞은 밀감 농업이 성하다.

 특히 일대의 지중해변은 고대로 부터 중근동을 잇는 요충이어서 교류가 활발했다. 즉 이집트와 시리아 바빌로니아를 연결하는 수천년간의 대상로였다. 그로해서 인근에서 BC4000년의 주거지역이 발견되기도 했다. 신약시대에는 가이사랴의 항구도시로 인해 더욱 활기를 띠었고 그 유적으로 인해 지금은 연중 관광객이 찾아온다.

 지금도 샤론 일대는 이스라엘의 영토중 인구가 가장 밀집한 지역이다. 19세기말 해외의 시온주의자들이 고토를 찾아와 정착 농경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독립전야이던 1947년 UN의 팔레스타인 분할때 이스라엘의 핵심지역으로 획정하자 이집트가 이곳을 점령하려고 선공했으나 실패했다.

 최근에 또다른 샤론으로 인해 중동 평화에 먹구름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의 총리 선거에서 "양보는 없다"는 샤론이 승리하자 아라파트가 "샤론은 재앙"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샤론은 1948년과 1967년의 두차례 전쟁중 활약한 군인이면서 1983년의 국방상일 때 베이루트 난민촌 학살사건으로 물러났던 장본인이다. 그러니 아랍측의 반응은 당연하다.

 샤론 평야에서 이름을 따왔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새총리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샤론이다. 샤론의 벌판은 봄이면 기화요초가 들을 덮을 만큼 꽃동산이 된다고 한다. 샤론의 장미 처럼 평화로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