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일반 분류기준 구마다 조금씩 달라 … 폐기 주먹구구
주부 "김장도 힘든데 방법도 복잡 … 무상수거 지자체 참고를"

회사원 조현아(45·계양구)씨는 돌아오는 토요일 김장 계획을 세워 놓고, 벌써부터 쓰레기 처리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18가구가 살고 있는 조씨네 아파트 한 동에서만 이번 주말 3집 넘게 김장을 하기로 했다.

조씨는 "매년 11월, 12월이면 주말마다 김장이 몰려 120ℓ짜리 음식물 전용 수거용기로는 어림도 없다"며 "집마다 아무렇게나 배추, 무 따위들을 내다버리니 아파트 현관은 아수라장이 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올해도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주먹구구식'으로 버려지는 김장쓰레기로 몸살을 앓게 생겼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김장으로 발생하는 배추나 무청 찌꺼기, 양념 같은 쓰레기 대부분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담거나 각 구에서 비치한 음식물 전용 수거용기에 버려야 한다. 단 흙이 묻어 있는 배추나, 동물들이 먹지 못하는 파뿌리, 양파껍질, 마른 채소 껍질 등은 생활쓰레기로 분류돼 일반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담아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물질이 묻어야 일반쓰레기인지 기준이 애매하고, 또 뿌리나 양파껍질을 음식물쓰레기로 아는 등 쓰레기 처리 방법을 놓고 혼란스러워 하는 시민들이 많다.

매년 이맘 때면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각 동마다 김장쓰레기의 올바른 배출을 위한 안내문까지 제작해 배부하고 있지만 홍보가 잘 되지 않는 상황이다.

거기다 더해 구 별로 김장쓰레기 처리 기준이 조금씩 달라 주민 혼란을 부추기기도 한다. 한 예로 남동구는 11월에서 12월 동안 공동주택의 경우 김장쓰레기(무·배추 잎사귀)를 투명봉투에 담아 음식물 집하지역에 가지런히 배출하면 수거해 가지만 그렇지 않은 구들도 있다.

비교적 가격이 비싸고 크기가 작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사용하기 싫어 알면서도 일반쓰레기 종량제봉투나 일반봉투에 김장쓰레기를 넣어 버리는 일부 얌체 주민들도 문제다.

김장철 음식물쓰레기를 일반봉투 등에 담아 배출하면 무단투기로 간주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경고해도 소용이 없다.

주부 김모(51)씨는 "김장하기도 힘든데, 쓰레기 수거 방법도 복잡해 각 구에서는 관련 홍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근처 부천이나 타 지자체처럼 김장 채소쓰레기 처리비용을 덜어주기 위해 일시적으로 무상으로 수거해 가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