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동인천 잊다 있다] 잊혀져가는 '한때 인천 중심지' 그대로 담아

동인천(東仁川)이란 명칭은 '시청(현 중구청)의 동쪽에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인천이란 이름을 떠올릴 때 그 공간적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동인천이란 이름과 관련해 좁게는 기차역과 그 관련 시설이 있는 중구 인현동 일부 정도로 보는 시각이 있다. 넓게는 용동마루턱을 넘어 신포동과 자유공원 그리고 중앙시장과 배다리까지를 동인천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더 나아가 제물포역과 인천역 사이를 통째로 동인천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동인천은 한때 인천의 중심지였다. 여기서 말하는 '한때'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시기를 가리킨다.

배후에 공장과 시장 그리고 거대한 주거지가 자리하고 있어 동인천 일대는 큰 길 작은 길 할 것 없이 늘 붐볐다. 기차를 비롯해 거의 모든 시내버스가 통과했던 이유로 외곽의 사람들도 많이 모여 들었다. 인천에서 중요한 집회가 있을 때는 동인천역 앞에서 열리곤 했다.

새책 <동인천 잊다 있다>는 동인천을 둘러싼 지역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역사(歷史)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기찻길이 놓인 1899년부터 오늘 2015년까지 동인천이 만들어 낸 서사(敍事)를 엮은 책이다.

이 책에서 동인천의 영역은 남북으로는 용동마루턱에서 북광장까지, 동서로는 배다리철교에서 화평철교까지 각각 설정하고 있다. 축현역, 상인천역 그리고 동인천역, 그대들의 다운타운 동인천, 사라진 광장과 들어선 카타콤, 우리들의 마실 길 지하상가, 깡시장과 똥골, 용동마루턱과 큰우물, 양키시장과 북광장 등 책은 모두 일곱 부분으로 나눠 기술하고 있다.

인천의 많은 사람들이 동인천을 인천의 중심지였다라고 말했었지만 사실 지역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처의 개항장, 차이나타운, 배다리, 중앙시장 등은 어떤 방식으로든 몇 번씩 정리가 되었다. 그런데 이 지역은 무슨 연유인지 그 대상이 되지 못했다. 저자 유동현 월간 <인천굿모닝> 편집장은 지역 연구자나 향토사학자 시선에서 살짝 비켜난 지역에 주목했다.

올해는 '동인천역'이란 이름을 얻은 지 60년, 동인천 퇴락의 주요인이라고 '원망' 듣는 인천시청사가 이전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저자(유동현·굿모닝인천 편집장)는 '잊은' 것도 많지만 현재의 '있는' 것을 얘기하고 앞으로 이어 나갈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

유동현, 인천시, 284쪽,비매품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