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검정고시 출신 배려 없어...당사자 의견 무시한 독단행정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이유로 백일장 1등 수상자를 취소했다가 다시 공동대상을 주겠다며 오락가락하고 있는 인천시가 이번에는 해당 학생 의사와 상관없이 상장을 택배로 보내 문제가 되고 있다. 학생 측은 이 택배를 그대로 돌려보냈다.

인천시는 16세 A양에게 공동대상을 주기로 방침을 선회한 이후<인천일보 9월25일·10월1일·5일자 19면> 지난주 A양 집으로 상장을 우편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공동대상 시상 결정사실을 A양 어머니에게 전화로 알렸고, 이에 따라 상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양측은 이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백일장 대상작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더니 비난 여론이 일자 공동대상으로 선정하겠다고 시혜를 베푼데 이어 무조건 상장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당사자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행정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A양측은 "상을 받는지 여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며 "실제 바라는 건 인천시의 공개사과"라고 말했다.

A양 어머니는 "이번일은 인천시가 주관한 행사에서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연령의 청소년을 밀어낸 사건"이라며 "원래는 현장접수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시의 발상 자체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인천시의 탁상행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 시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천시장에게 올리는 글'을 쓰고 "인천시의 미숙한 행정이 한 학생과 가정에 충격과 슬픔을 줬다"며 "담당자들이 사과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니 인천시장이 나서서 전화를 걸고 사과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18~20일 인천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독서대전에서 인천시는 학생 백일장을 진행했다. 중학생 운문 부문에서 A양이 대상작으로 선정됐지만 인천시는 A양이 현재 학교에 소속돼있지 않다며 수상을 취소하고 2등을 1등으로 올렸다.

취소를 결정할 때 시는 "학생의 개념을 재학생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인천시 교육청의 견해를 참고했다. 하지만 16세의 중학생 나이에도 공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백일장 참가 자격을 박탈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자 시는 공동대상으로 한 차례 더 번복했다.

A양은 이 밖에 다른 백일장이나 글쓰기 대회에서도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장래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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