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고향의 모습이 옛 같지가 않고 썰렁함으로 곧 시름에 잠긴다. 옛 조선소 자리라는 곳에는 배를 짓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빈 레일이 드러나며 몇 개 안되는 굴뚝에선 연기가 그쳐있다. 부두에는 더러 쌓인 가마니더미만 보일뿐 야적한 화물이 없다. 공원인듯 벽돌 건물 뒤로 보이는 회전그네는 "돌지 않는 풍차"의 신세로 멎어있다. 오직 정체와 고요뿐 이다.
다만 더러 서성거리는 시민과 물장구치는 어린 것들이 일행을 향해 반응을 보인다. 유람선의 승객이 남쪽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는지 “안녕하세요”를 외치면 손을 흔들어 답례한다. 그런 모습에서 실향민들은 행여 가족의 모습이라도 찾으려는 듯 눈길을 떼지 못하고 안타까워 한다. 그러면서 아니옴만 같지 못했다는 실의에 빠지는가 하면 그 정도로라도 고향의 근황을 확인했다는 듯 가벼운 발걸음이 되기도 한다.
신의주는 한반도의 북단 압록강가에 위치하는 강안도시요 또한 국경도시이다. 1906년 경부선의 종착역이 되고 철교가 가설되면서 시가가 형성되었다. 1910년 개항을 하고 의주에 있던 평안북도 도청이 이전되어 행정중심지가 되었다. 압록강의 수운으로 해서 펄프와 제지공업이 발달하고 해방 이후에도 제지와 방직공업 화장품 완구 생활용품 등 경공업의 중심지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분단후의 소식으로는 45년의 신의주학생의거가 유일하다시피 되어있다.
중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섣달 그믐에 신의주 현지지도를 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중국식 경제특구의 입지 점검이리라는 성급한 분석도 있는데 아무튼 공장 굴뚝에서 다시 연기가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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