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바다를 메꿔 돈을 벌겠다는 발상은 물건너 간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인천시가 송도신도시 2·4공구의 부지를 매립원가의 70%선에서 분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송도 테크노파크에 유치되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부지에 대해서도 20년간 무상임대로 하는 등 파격적인 분양조건을 내놓기로 했다고 한다.

 시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송도테크노 파크 초기 분양가 결정 및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부지 무상임대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시의 이같은 방침은 공유수면 매립으로 얻은 차익을 지역 기반시설확충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크게 어긋났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스럽다. 더욱이 시의 재정, 즉 시민의 세금을 투입하여 추진해온 송도신도시 매립지가 원가도 건지지 못한 채 분양된다는 것에 대해 진한 안타까움이 앞선다. 더욱더 걱정스러운 것은 이같은 분양가 세일이나마 과연 부지분양에 현실적인 방책이 될 수있을까 하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토지를 세일해서라도 빠른 시일내에 놀고있는 부지를 처리하려는 시의 입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가로 분양하는 변칙적인 계획이나마 설득력을 갖추려면 두가지 측면에서 분명하게 처리돼야만 정당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 싶다.

 우선 지방재정을 투입해 조성한 부지를 원가도 못받고 팔게 된것에 대한 책임을 사업관련자 등을 포함 누구에게 든지 확실하게 물어야 한다. 그것이 자치행정에 원칙이며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둘째로 송도신도시에 대한 개발계획을 일부 수정해서라도 시민의 혈세로 조성된 부지를 제값을 받고 보편 타당성있게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새롭게 마련해야만 한다.

 우리가 요즈음 들어 분개하고 있는 공적자금 낭비는 다른 것이 아니다. 바로 엄청난 액수의 지방재정이 투입된 사업을 방만하게 운영,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이다. 시 관계당국자는 송도신도시에 1조7천4백24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이 사업비가 투입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려되는 인하대 교수징계 파문

 인하대 교수협의회 회장인 김영규 교수(행정학과) 징계문제를 놓고 재단 및 학교당국과 이에 반발하는 교수협간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양상은 인하대가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비중이나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징계사유의 성격으로 미루어 앞으로 적지않은 후유증을 앓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학교측은 해임 등을 포함한 징계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당사자인 김교수와 교수협, 또 이들과 동반투쟁하고 있는 민교협과 총학생회 등은 재단이사장 퇴진운동까지 전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교수가 재단이사장을 상대로 최근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천지법에 낸 것도 이같은 투쟁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학교측이 김 교수에 대한 징계사유로 내세우는 "대우차 해외매각반대운동 주도" 등 김 교수의 잇단 노동운동 및 정치운동 참여보다는 이번 사태가 현 재단과 노건일 총장에 대한 반대운동에 김 교수가 선봉에 섰기 때문에 비롯됐다는 것이 학내외의 일반적 관측인 것 같다. 이 때문에 대학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교협을 비롯 인천지역 일부 시민단체까지 인하대 교수협과 손잡고 동반투쟁에 나서고 있고 이들은 현 재단이사장의 법적 결격사유를 이유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법적·행정적 투쟁을 불사할 뜻을 강력히 표명하고 있다. 지난 29일 학교측이 열려던 징계위원회가 이들의 연좌시위로 무산된 데서도 교수협 등의 투쟁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겠다.

 우리는 지역사회 일각을 크게 흔들고 있는 이번 사태와 관련, 우선 재단과 학교측에 김 교수를 포함한 교수협과의 성의있는 대화를 권고하고 싶다. 그것은 교수 징계문제로 오랜 기간 대학내 구성원들사이에 갈등양상이 지속된다면 결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김 교수를 포함한 교수협측도 강경투쟁 일변도의 자세 못지않게 학교를 아끼고 키워나가려는 대국적 견지에서 사태를 풀어나가기를 바란다. 인천에 뿌리를 내렸고 이제는 지역의 기둥으로 우뚝 선 인하대의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시민들은 진심으로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