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달러 가치하락·주가 약세 영향


호주 달러화의 가치 하락과 호주 주식시장의 약세 등을 타고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외국 투자자들의 호주기업 사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외국 투자자의 호주 내 인수합병(M&A) 규모는 거래액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증가했다. 현재 추세라면 사상 최대 수준인 2011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M&A 건당 평균 거래규모도 1억2천700만 호주달러(1천100억원)로 사상 최대 수준이며, 지난해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올해 최대 M&A는 캐나다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가 89억 호주달러(7조5천억원)를 주고 호주 항만·철도 업체 아스치아노(Asciano)를 인수한 사례다.

그다음으로는 일본우정그룹(Japan Post Holdings)이 호주 최대 물류기업인 톨 홀딩스(Toll Holdings)를 65억 호주 달러에 인수한 것이 꼽힌다.

가장 최근에는 홍콩 상장기업인 바이오스타임(Biostime) 인터내셔널 홀딩스가 지난 17일 호주 영양제 기업인 스위스(Swisse)를 14억 호주달러에 매입했다.

호주 달러화의 가치 하락과 주가의 약세는 외국 투자자들의 호주 기업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여 놓았다고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AFR)는 23일 전했다.

미국달러화에 대한 호주달러의 가치는 올해 들어 13% 떨어졌다. 또 호주 증시의 S&P/ASX 200지수도 지난 3월 초 6,000 포인트에 육박했으나 22일에는 5,100을 겨우 넘기며 마감했다.

이와함께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호주와 아시아 사이의 밀접한 경제 관계를 이용하려는 의지가 반영되고 있으며, 실제 투자에는 미국과 아시아 투자자가 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신용평가조사 전문업체인 에퀴팩스(EquiFax)가 호주 동종업체인 베다그룹을 16억 호주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전기 공급업체 오스그리드(Ausgrid)의 배전사업, IFM 인베스터스의 재생에너지부문 퍼시픽 하이드로도 올해 내 국내외 투자자를 상대로 매각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호주기업 M&A 규모는 353억 호주달러(30조원)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전체인 376억 호주달러에 비해 약 20억 호주달러만이 부족하다고 AFR은 보도했다. 현 추세라면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11년 558억 호주달러(47조원) 이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AFR의 전망이다.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활발한 M&A가 꼭 환율만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며 환율은 여러 요인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로스차일드 오스트리아의 공동대표인 가레스 코프는 "호주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고 투자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매수에 나서지는 않는다"며 "기업들로서는 단지 환율의 움직임을 기초로 중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지만, 전략적 의사결정이 내려진다면 환율은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AFR에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