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각장애인 유관기관 배포
인천 향토사의 고전인 '인천석금(仁川 昔今)'이 최근 새롭게 탄생했다.

인천 화도진도서관이 이 책을 시각장애인를 위한 점자 도서, 녹음 도서(CD)로 만든 것.

지금까지 많은 점자도서가 발간됐으나 시각장애인들이 손 끝으로 읽을 수 있는 인천 향토역사 자료는 없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근대사의 역동적인 인천 모습을 배울 기회가 부족했다.

하지만 화도진도서관이 점자 도서, 녹음 도서를 발간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이 인천의 자긍심·애향심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인천석금은 인천 향토사를 공부·연구할 때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꼽힌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인천사회운동을 주도한 언론인 고일 선생(1903~1975)이 펴낸 것으로 인천 사람이야기, 인천의 세계 자랑거리, 인천항 이야기, 홍여문·웃터골 등에서 일어난 역사의 뒷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기에 박문·영화·동명·의성사숙·외국인학교·상업전수학원 등의 학교이야기와 경인 기차 통학생 이야기, 인천문화 운동사, 언론보도 기관, 기자이야기 등 언론의 발전사도 기록돼 있다.

또 인천석금엔 인천 극장가의 이야기, 대중음식, 양조계 등 시대의 문화생활 풍습을 알 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다.

한 마디로 100년 전 인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 자료다.

화도진도서관은 인천석금 발간 60주년과 세계 책의 수도 인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를 기념하려고 지난 8월 점자도서를 국배판, 양장본, 양면인쇄, 총 408쪽으로 만들어 점자도서 특성상 상·하권으로 나눠 60권을 발간했다.

또 녹음도서도 상·하권으로 200개를 제작, 현재 전국 시각장애인 유관 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특히 화도진도서관은 고일 선생의 후손인 고춘 선생에게 이 책을 전달했다. <사진>

고춘 선생은 "개항기 인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인천 석금이 점자 도서로 다시 태어나 매우 뜻 깊다"며 "저자의 후손으로 정말 감격스럽다"라고 말했다.

강영숙 화도진도서관 열람봉사과장은 "향토자료의 점자도서 발간을 계기로 시각장애인도 인천의 향토사를 배울 수 있게 됐다"면서 "시각장애인를 위한 향토 자료를 꾸준히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