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영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인터뷰
시청 앞 릴레이 1인 시위 … "갈등 계기로 대학미래 논의자리 마련되길"

"인천이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려면 인천대도 세계적인 대학이 돼야지요. 인천대는 인천의 자존심 아닙니까."

지난 4일 오전 8시 인천시청 정문 앞. 이갑영(사진) 인천대 교수가 인천시의 지원을 촉구하는 손 팻말을 들었다.

인천대 총동문회는 지난 2일부터 시청 앞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13년 매년 300억원의 운영비를 주겠다던 인천시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서다.

총동문회는 최근 기자회견까지 열며 대학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가칭 '국립인천대정상화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인천대 경영학과 출신의 동문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1인 시위에 나선 까닭을 '자존심' 때문이라고 했다.

"인천의 자존심을 세우려면 인천대가 커야지요. 그런데 시가 올해 지원금 300억원 중 95억원을 7월과 8월에 나눠서 줬습니다. 그것도 봉급날 아침에요. 갓 입학한 신입생이나 연구실에서 열정을 바치는 젊은 교수들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어요. 정말 자존심이 땅에 떨어지고 속이 상해서 시위에 나섰습니다."

인천대는 지난 1994년 시립화된 후 20여년 간 시립대였다. 하지만 국립대학법인으로 독립된 뒤 시와 척을 지기 시작했다.

시는 마침 재정이 어려웠고, 인천대는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재산을 지원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갈등은 이미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천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지난 20여년간 엄청난 지원금이 흘러 들어간 것에 비해 지역 대학으로서 무슨 역할을 했냐는 것이다.

특히 대학 내부의 세력 다툼과 더딘 발전, 법인답지 않은 자구책 없는 모습이 많은 이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 교수는 분명히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얼마 전 어떤 분을 만났는데 그렇게 말하더군요. 인천대가 그동안 한 게 무엇이 있느냐고. 대학이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요. 교수와 학생 모두가 뉘우쳐야 합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대학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대가 인천의 자존심으로 거듭나야지요. 차라리 이번 갈등을 계기로 시와 인천대가 서로 대학의 미래를 논의할 자리가 마련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