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텔리비전에서 모스크바 거리의 눈을 치워내는 모습을 본 일이 있다. 우리 처럼 어쩌다 내리는 곳이 아니요 겨울이면 거의 매일이다시피 눈이 온다니까 제설장비가 완벽해야겠다고 느꼈었다. 트럭의 앞부분에 커다란 날개를 장착한 제설차가 일시에 몇겹으로 나란히 지나면서 눈을 치워내는데 특히 희한한 장면은 갯벌의 게가 어미발로 먹이를 집어 먹듯 연방 눈을 긁어모아 콘베어벨트를 통해 트럭에 담아 강에 내다 버리는 장면이었다.

 제설차는 도로나 철로상에 쌓인 눈을 제거하는 차량인데 혹 소설차(掃雪車)라고도 한다. 원래는 철도용으로 고안되어 증기차 시대에는 독립된 차량을 기관차 앞에 연결 뒤에서 밀었으나 지금은 기관차 앞부분에 럿셀이나 로터리 등 커다란 날개를 장착하여 눈을 양곁으로 치워 내는데 첨예한 앞부분이 쌓인 눈을 헤쳐나가기에도 용이하다. 도로상에서의 제설 자동차는 전면에서 눈을 흡입하여 도로 측면으로 뿜어내도록 되어있다.

 한편 항공시대인 만큼 폭설일 때 항공운항은 올스톱 공항이 마비되어 그 불편은 도로나 철도의 경우 보다 심각하다. 따라서 공항의 제설작업으로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기네스북에 실린 가장 큰 제설기의 날개 길이는 미국의 한 건설회사가 설계한 9.83m이다. 이 규모로 15㎝의 강설이라고 가정할때 1시간에 6,499의 눈을 치울 수 있다고 한다.

 하기는 이런 상황은 외국의 경우이지 우리나라는 제설차가 가동되어야 할 만큼 강설량이 많지 않다. 그러나 적설함이나 몇개 놓고 염화칼슘을 뿌려 겨울을 나는 우리 형편이고 보면 적은 눈에도 불편이 크다. 특히 수십년만의 폭설이었다는 지난 7일의 강설에는 속수무책이 된다.

 그런데 올봄에 개항할 인천공항에 제설차의 미확보로 좋은 점검 기회를 실기했다는 보도이다. 구매업체 선정이 지연된 때문이라는데 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 7대를 독일에서 제작 도입키로 결정했으나 1차로 두대가 오는 15일에나 도착한다는 것이다.

 이번 폭설을 교훈 삼아 공항뿐 아니라 지자체들도 제설장비를 완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