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한해가 시작됐다. 신사년(辛巳年) 새해가 밝아온 것이다.  그러나 새해가 말 그대로 새로운 해가 될지 지난해의 어려움이 그대로 우리를 억누르는 묵은 해의 연장선이 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즉 새해에 가장 두드러진 관심사는 금년에 제2의 IMF가 본격적으로 우리를 엄습하느냐 아니면 이를 이겨내 다시 한번 새롭게 번영의 기초를 닦느냐는데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올 한해도 지난 96년도처럼 경제활성화를 위해 국민 모두가 또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할 것 같다.

 되돌아보면 지난 한해는 누가 뭐라해도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정부의 무원칙적인 자세와 준비 부족으로 5차례나 의료계파업을 야기한 의약분업을 비롯 대우자동차 구조조정과 현대건설 부도위기, 환율폭등, 주가폭락 등이 이어진 지난 한해는 계속되는 경제위기의 확산으로 국민들 가슴을 멍들고 지치게했다. 이로인해 낭보로 일컬어져야 할 6월의 남북정상회담과 분단의 한을 녹인 8월의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등이 어려운 시기에 영양제로서의 역할을 못한 채 우리의 가슴 한켠에 비켜 앉게 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의 영욕을 모두 떨쳐내고 현실을 위해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가 당면한 일들을 단합해서 치러내지 않으면 안될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국가는 국가대로 발등에 떨어진 제2의 경제위기를 해소키 위한 방편 마련에 총력을 집중해야만 하고 지역은 지역대로 불확실하고 침체된 경기부양에 나서야 하는 등 정부와 인천시 모두가 경제에 우선을 두고 매진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

 더욱이 지역적인 상황을 놓고 볼 때 2001년은 인천에 국제공항이 개항, 제2의 웅비를 기대케 하는 해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항만에 대한 메리트만 안고 있던 인천에 하늘로의 미래가 열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92년 영종도에 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뜬 이후 만 9년만에 명실상부한 공항이 아니 인천이 하늘을 통해 세계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해이다. 더 나아가 인천시가 그동안 지역의 역점사업으로 주장해온 트라이포트 중 씨포트(SEA PORT)와 에어포트(AIR PORT) 등 2각이 완성되는 그야말로 의미심장한 해로 인천의 미래에 또다른 희망의 불씨가 켜지는 순간을 맞게 된다.

 이같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는 2001년에 인천시는 시 나름대로 공항과 연계한 각종사업들에 대한 우선순위에 지역예산 등을 배분, 공항개항으로 발생할 각종 시혜를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계획을 심도있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는 명제를 안게 됐다.

 연차적이지만 금년도에도 인천시가 추진해야 할 대단위 사업이 너무 많다. 송도 미디어밸리를 비롯 영종·용유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비롯 강화관광지 개발 등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적지 않아 효율적 예산배정도 녹녹치 않은 실정이다. 또한 2백50만 시민의 환경과 복지 교통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각종사업은 물론 경기 불황에 따른 취업대책 등 시가 신경 써서 예산을 투입해야할 곳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지역은 지역대로 국민과 시민들의 불안해소와 욕구 충족 차원의 자구책 마련이 어느 해보다 요구되는 해이다.

 경제난 해소에 최우선을 둬야하는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6%, 물가 3%내의 안정을 위해 금융 기업 공공 노동 등 4대개혁의 완수로 경제체질을 일신, 지난해 우리를 억눌렀던 고통의 때를 해소해야만 한다. 또한 지나간 일이지만 공적자금을 투입만 하고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해 경제를 이 지경에 이르도록 망가뜨린 해당부처 및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실망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경제회생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금년은 남북 경협을 비롯 모든 분야에서 본격적인 관계개선의 해를 맞게 될 것이 전망되는 등 글로벌시대를 맞아 국내외적으로 적지 않은 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과거의 어려움에만 집착, 희망을 잃어서는 안된다. 5000년 역사의 주인으로서 그 잠재력을 바탕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힘을 북돋우며 우리 앞에 닥친 난제를 타개하는 슬기로운 우리의 기상을 다시 한번 전세계에 내보여야만 한다. 아무리 거센 역사의 도전도 우리가 가진 역량을 모두 발휘할 때 헤쳐나가지 못할 것이 없는 법이다.

 지난 한해에 대한 고통은 이제 모두 떨쳐버리고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새롭고 힘차게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맞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