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판 증후군' 수술후 새둥지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가 건강 상의 이유로 한국전력에서 은퇴했던 국가대표 센터 출신 하경민(33)을 전격 영입했다.

대한항공은 "건강 문제로 지난달 은퇴 절차를 밟았던 국가대표 출신 센터 하경민을 불러 다시 코트에 세우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3월 26일 '마르판 증후군'으로 대동맥 수술을 받고 재활 중 구단으로부터 은퇴를 통보 받은 하경민은 코트에 복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이적할 팀을 물색하던 끝에 대한항공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그의 복귀 과정은 쉽지 않았다. 마르판 증후군은 뼈·근육·심장·심혈 등의 이상 발육을 유발하는 질병으로 수술 경력이 다른 팀들의 영입 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김종민 감독은 훌륭한 능력을 갖춘 젊은 선수가 자기의 의사와는 다르게 코트를 떠났다는 하경민의 사연을 접하고 그의 코트 복귀를 돕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지난 2012-13시즌 임대 트레이드를 통해 한 시즌을 함께 했던 김 감독은 구간을 적극 설득했고, 결국 영입 결정을 이끌어 냈다.

구단에서도 이런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주치의에게 들은 확신에 찬 한마디가 결심을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수술을 집도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석원 교수(심장혈관외과)는 "현재 배구선수 생활을 하지 못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하경민 선수는 일반적인 말판증후군 환자와는 다르게 심장기능과 수술 부위를 제외한 대동맥이 모두 지극히 정상이며, 수술 부위 또한 완벽하게 치료가 됐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선수 생활이 가능하다"라고 말 했다.

어렵게 입단이 확정된 하경민은 "가능하면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코트에 복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명지대를 나온 하경민은 2005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해 2010년 한국전력으로 이적했고 2012년 대한항공을 거쳐 2013년부터 다시 한국전력에서 활약했다.

2006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와 도하 아시안게임, 2011년 월드리그, 2013년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등 국가대표로도 명성을 떨쳤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