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언론사들이 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한다. 그토록 모금이란 것을 전개해 왔으면 이제는 그칠 단계에 이르기도 했을텐데 불우가 근절되는 게 아니고 보면 지속될수 밖에 없겠다. 다만 해가 갈수록 시들하고 모금액이 감소됨이 아쉽다. 하긴 성금이 연말이면 집중되는 경우도 있어 아직 어떻다고 말할 계제는 아니다. 그러면서도 지방의 경우는 학생들의 모금이 상당수 비중을 찾이한다. 그러고 보면 이웃돕기의 성심은 어린 고사리들 손에서 나온다고 할 밖에 없겠다.

 그런중에도 지난 월초부터 거리에 등장한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지난해 보다 실적이 늘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거액의 봉투를 쾌척하는 인사도 있다고 해서 전해듣는 이들로 하여금 흐뭇케 한다. 이를 두고 개인들간의 따뜻한 마음의 불씨는 여전하다고 표현된다.

 자선냄비는 구세군에서 해마다 연말이면 전개하는 자선운동이다. 사람의 왕래가 많은 길목에 냄비를 내걸고 종을 치거나 군악대가 성탄 캐럴을 울리면서 적선을 구한다. 대개 12월초에 시작 크리스마스 이브에 마감하는데 쩔렁쩔렁 종을 흔드는 특유한 제복 차림의 구세군 사관 모습은 이때쯤의 세시풍속 같기도 하다. 여기서 모아지는 돈은 연말의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

 자선냄비는 1894년 시작되었다고 한다. 샌프랜시스코의 근교 해안에 표류해온 난파선의 생존자들을 돕기위한 모금때 한 여성 사관의 아이디어로 냄비를 사용한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그보다 앞서 1891년 역시 샌프랜시스코에서 빈민들의 식사를 고민하던 구세군의 한 사관이 거리에 큰솥을 걸고 자선을 호소한데서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1차대전때 부터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동전을 넣을때 찰랑 하고 나던 소리는 지금 별로 들을수 없다. 우리의 동전 가치가 기껏해야 500원 100원 정도요 대개가 지폐를 투입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진합태산이라고 했듯 작은 마음들이 합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경기는 얼어붙었을 망정 온정의 손길 만큼은 얼지를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