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로는 경쟁 못해

자유 인권 정의 평화 효율이

21세기 지구촌 공생규범

 김대중 대통령은 5일자 코리아타임스 창간 기념호에서 『21세기는 지난 200여년간 계속돼온 자기중심적 민족주의 시대로부터 보편적 세계주의 시대로 변화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우리는 민족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도 세계와 하나가 되는 보편적 세계주의를 적극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게재된 「보편적 세계주의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민족주의는 배타성과 이기주의로 인정돼 매우 어려운 처지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대통령이 국내언론에 기고문을 통해 세계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철학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나는 보편적 세계주의 아래서 인류가 수용하고 지향해야 할 가치로 자유, 인권, 정의, 평화, 효율 등 다섯가지를 제기하고 싶다』면서 『이런 보편적 가치들을 서구와 비서구 모두 다 받아들이고 발전시킬만한 전통적이고 문화적인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같은 보편적 가치들이 21세기 지구촌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경쟁」의 규범이자, 국경을 넘어서 형성되는 지구촌 시민사회를 묶어주는「공생」의 규범으로서 자리잡을 때, 명실상부한 보편적 세계주의는 세계를 움직이는 기본원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세계는 수년내에 경제적 국경이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우리나라 어떤 산골의 농촌도 전 세계의 농업과 경쟁해야 하고 조그만 뒷골목의 공장도 전 세계의 공장과 겨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제 경제적 시장규모는 민족을 단위로 한 규모로부터 전 세계를 하나의 단위로 한 규모로 확대됐다』면서 『그러므로 이제는 국산품 애용이 반드시 애국이 아니고, 국산품도 세계경쟁에서 이길수 없는 국산품은 도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