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 金 뒤로 국제대회 잰걸음
US오픈 참가 목표 포인트 쌓기
스트로크 수준급 서브 보완해야
▲ 한나래가 지난 7일 광주 염주테니스장에서 열린 '광주 U 대회' 테니스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리시브를 하고 있다.


'인천의 자랑'이자 '한국 여자테니스의 미래' 한나래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참가에 도전한다.

한나래는 오는 8월31일부터 9월13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US오픈 테니스대회 참가를 목표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한나래는 이번 2015 US오픈 테니스대회 참가가 가능한 세계랭킹 100위대 진입을 위한 랭킹 포인트를 쌓고자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테니스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따자마자 13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현재 세계랭킹 226위인 한나래가 앞으로 랭킹포인트 약 40점을 더하면 100위대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김정배 인천시청 감독의 판단이다. 한나래는 13일 텐진대회(총상금 2만5000달러), 20일 정저우대회(총상금 2만5000달러), 25일 난창대회(총상금 5만달러)를 겨냥하고 있다. 한나래는 이 중 어느 하나 대회에서라도 우승하거나 골루 좋은 성적을 내면 랭킹포인트를 채워 8월31일 뉴욕에서 열리는 2015 US오픈 테니스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윔블던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US오픈 테니스대회는 윔블던 대회, 프랑스오픈, 호주오픈과 함께 테니스 그랜드 슬램 대회 중 하나다.

한나래가 중국 대회에서 충분한 랭킹포인트를 획득, US오픈 테니스대회에 참가할 경우 2007년 조윤정 이후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 선수로는 두번째로 US오픈에 출전하는 선수가 된다.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 만난 한나래는 "너무 메이저대회 출전에 신경을 쓰다보면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며 "매 순간 내가 치러야할 경기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토박이 한나래는 간석초등학교 2학년 때 테니스를 좋아한 아버지의 권유로 라켓을 잡았다.

현재 인천대 테니스팀을 이끌고 있는 이재식 감독이 당시 인천시체육회 순회코치 자격으로 한나래를 지도했다. 한나래는 올 초 한 테니스 매체를 통해 당시 자신을 지도했던 이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한나래는 "초등학교 때는 운동을 많이 시키는 이 감독님이 싫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벌 한 번 없이 테니스를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감독님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꼈고 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은사님"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재식 감독은 한나래에게 발리 연습을 많이 시켰다고 했는데, 그 덕분에 한나래는 누구보다 발리를 잘하고 자신감을 갖고 있는 선수로 알려져있다.

둘은 한나래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 시설에는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 한나래가 인천시청에 입단하고 이 감독 역시 인천대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가끔 스승과 제자의 정을 나누고 있다.

이 감독은 "오픈대회 등 자연스럽게 얼굴을 볼 수 있는 자리가 생기면 꾸준하게 조언을 해준다.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를 짊어질 대들보로 성장하고 있는 나래를 항상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래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2011년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이 280위였던 한나래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지금은 226위에 올라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표팀 내 장수정(당시 세계랭킹 215위/현재 세계랭킹 242위)에게 뒤졌지만 올 해 국내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로 우뚝섰다.

지난해 고향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생애 첫 국가대표로도 뽑히는 등 경사가 이어졌지만 아쉽게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고향인 인천에서 열리고, 현재 소속팀도 인천광역시청이라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평소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인 한나래는 당시 "경기 중에도 아시안게임 생각을 하면 긴장이 된다. 이렇게 떨릴 줄은 몰랐다"고 고백했었다.

이렇듯 한나래는 대범하지 못한 성격이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이와 함께 한나래가 보완해야 할 기술로는 '서브'가 꼽힌다. 한나래의 서브는 강하지 않다. 그리고 경기 중 심리적으로 위축이 될 때 더블폴트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 한나래가 극복해야할 가장 큰 과제다.

한나래의 서브는 최고 시속 165㎞, 평균속도는 140~150㎞대다. 이에 반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서브는 시속 180㎞ 안팎이다.

김정배 인천광역시청 테니스단 감독(49)은 "나래는 어떤 스트로크 싸움에도 뒤지지 않지만 서브는 평범할 뿐"이라며 "나래가 국내 1위지만 세계 무대에서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겨루려면 침착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대범하게 자신만의 전략을 세워 경기를 운영해 나가는 능력과 함께 서브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사진=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우리나라 테니스 단식 세계랭킹 최고 기록은?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의 전설 이덕희(여·62)가 1981년 34위까지 올랐었다. 이는 남녀 통툴어 최고 기록이다.

앞서 이덕희는 1972년 12월 호주 오픈 본선에 19세의 나이로 참가, 대한민국 선수로는 최초로 그랜드 슬램 대회 본선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어 박성희(여·40)가 1995년 57위, 조윤정(여·36)이 2003년 45위까지 올랐었다.

한국방송 '우리동네 예체능' 테니스편에 출연했던 전미라는 129위가 자신의 최고 기록이다. 남자의 경우 역시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형택이 2008년 8월 달성한 36위가 최고 기록이다. 현재는 정현이 현역 남자 선수로는 최고인 79위를 기록 중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