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퍼지는 말...시작은 미미 끝을 알수 없는 확대 재생산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NS)는 이제 민의와 떼놓을 수 없는 '광장'으로 자리 잡았다.
전국적인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SNS를 통해 시민들은 자신의 생각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얼마 전 전국을 뒤흔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만 따져도 그렇다.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 7일까지 메르스를 언급한 트위터 글은 무려 319만4245건, 블로그 글은 39만9655건에 달했다. 모두 읽을 수조차 없는 시민들의 '생각'은 여론을 먹고 사는 정치인이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외침이라 할 수 있다.

인천일보는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 12명, 기초자치단체장 10명의 SNS 계정을 분석했다.
분석도구로는 '트윗찹(http://tweetchup.com/)'과 '트윗스탯츠(http://www.tweetstats.com/)'를 활용했다.
이와 함께 코난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온라인 미디어서비스 '펄스K(http://www.pulsek.com/)'의 분석을 통해 트위터·페이스북·블로그·뉴스에서의 정치인 언급횟수, 이미지, 연관 단어 등을 살펴봤다.

▲'트위터'보다 '페이스북' 더 쓴다
인천지역 정치인들의 SNS 활용을 살펴본 결과, 트위터보다 페이스북을 더 활용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기 좋은 트위터와 달리 페이스북은 특정 지역이나 인맥, 모임을 중심으로 활용하기 좋다는 특성이 있다. 지역구를 관리해야 할 정치인이 활용하기 좋은 서비스인 셈이다.

실제로 인천지역 정치인 23명 중 올해 상반기 트위터에 글을 게시한 정치인은 유정복 시장과 신학용·안상수·이학재·박남춘·윤관석·윤상현·문병호·홍영표 의원 등 9명에 불과했다. 반면 페이스북 계정이 없는 김홍섭 중구청장과 조윤길 옹진군수를 제외한 나머지 정치인 21명은 최근까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친구(팔로우·좋아요 포함)가 가장 많은 정치인은 황우여 의원이었다. 황 의원은 지난 2010년부터 페이스북 페이지(@hwangwygrace)를 운영하며 친구 4973명과 팔로워 8114명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페이스북(@hwangwy)에도 2527명이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페이지 모두 최근까지 글이 게시되고 있다. 황 의원은 글을 올릴 때 마다 100여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호응 얻었다
윤관석·안상수·신학용 의원은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트위터도 많이 활용했다. 윤관석 의원(@yks0817)과 안상수 의원(@ahnssoo)은 올해 상반기(1~6월) 각각 361건·305건의 글을 올렸다. 하루 평균 2건·1.7건에
달하는 수치다. 신학용 의원도 140건을 올리며 활동상을 알렸다.
트위터를 사용하는 시민에게 글이 인용된 수를 나타내는 리트윗(RT)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홍영표(@YoungpyoHong) 의원이 1089건으로 가장 많았다.

가장 많은 리트윗을 받은 글은 최저임금을 주제로 한 윤관석 의원의 글이었다. 총 199번 인용됐다. "미국 LA가 최저임금을 9달러에서 15달러로 올린다는 보도를 접했다. 우리도 최저임금 인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글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젊은 트위터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 다음 많이 인용된 글은 문병호(@moon3055) 의원이 올린 "서울지검에 이재명 성남시장과 동행했다. 검찰이 RO와 이 시장을 연결하려 한다. 후안무치한 종북몰이를 중단하라"라는 글이다. 144번 리트윗 됐다.

▲정치인의 이미지는 '부정적'
코난테크놀로지의 '펄스K'로 트위터·페이스북·블로그·뉴스를 분석한 결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올해 상반기 총 2만696번 언급됐다. 트위터 1만3091건, 뉴스 3088건, 페이스북 479건, 블로그 4038건이다. 유 시장은 인천 정치인 가운데 SNS와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이다.

유 시장에 이어 황우여 의원도 1만4748번 언급됐다. 황 의원은 주로 교육부장관과 부총리 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야당 정치인은 문병호 의원이 4348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유 시장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이슈어)는 '인천시장'이었다. 황우여 의원은 '부총리', 안상수 의원은 '인천', 윤상현 의원은 '새누리당'으로 나타났다. 문병호 의원은 '주승용'이었는데, 올해 초 당내 최고위원 선거 과정에서 언급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SNS에서 정치인의 이미지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펄스K가 단어 분석으로 글의 분위기를 긍정·중립·부정으로 가려주는 '감성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 시장의 글 1만3029건 중 긍정 언급은 3589건에 불과했다. 황 의원 역시 분석 가능한 9104건 중 긍정은 2518건, 문 의원도 분석글 2614건 중 795건에 불과했다. 이러한 결과는 SNS 이용자의 상당수가 정치인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