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선거판 곳곳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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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9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인천지역 여야 국회의원 및 정치권은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은 지난 총선들과는 다르게 복잡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우선 내년 총선부터 적용될 선거구 획정에 대한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획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인천 또한 선거구 획정의 칼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및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로 인한 정치권 혼란 등 중앙발 각종 바람들이 인천 정치권 지각 변동에 큰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도 높다.

이외에도 여야 내부 간 계파 갈등으로 인한 공천 싸움과 신당 창당설 등 다양한 복병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산재해 있는 만큼 인천지역 정치지형 변동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서서히 달궈지고 있는 총선 국면에서 인천 정치판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에 대한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헌재 결정 적용땐 의석수 3석 증가 … 최악 경우 감소도

인천지역 선거구획정, 어떻게 이뤄지나

선거구 획정에 대해서는 인천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아직까지 미지수다.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헌법재판소 판결을 토대로 선거구 획정 문제를 비롯해 권역별 비례대표제 및 석패율제 도입과 같은 선거제 개편을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총선에 도전장을 내미려는 정치권 인사들이 선거를 겨냥한 활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헌재가 지난해 10월30일 현행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획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3대1에서 2대1 이하로 바꿔야 한다"고 결정한 이후 전국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헌재 결정을 적용한다면 인천의 경우 '상한 인구수가 초과하는 선거구'는 남동구 갑, 부평구 갑·을, 연수구, 서구강화군 갑 등 5곳이다.

남동구는 6월 말 현재 인구 53만여명인 만큼 '갑'과 '을' 지역구의 경계조정만 이뤄진다면 현행 2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평구와 서구강화군의 경우 인구가 57만명에 육박하는 만큼 현행 2석에서 3석, 32만명에 달하는 연수구는 1석에서 2석으로 총 3개의 의석수가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헌재의 판결 내용을 비롯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안' 등을 토대로 선거구획정 기준을 마련하는 만큼 인천지역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큰 유불리는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개특위 위원들이 300석의 총량을 토대로 지역별, 권역별 의석수 쪼개기로 나올 경우 인천지역은 오히려 의석수 증가는 커녕 답보 아니면 최악의 경우 감소할 우려도 있다.

정개특위는 지난 8일 국회의원 총선거 선거구를 결정할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 구성을 마친 후 선거구 획정 기준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후 오는 19일까지 선거구 획정 기준을 확정 짓고 국회 외부에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인천지역 선거구 개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朴정부 평가·여야 계파갈등 '중앙발 바람' 표심 좌우

바람선거 총선 정국...인천지역선 누가 웃을까

선거구획정 문제와 함께 이번 20대 총선 정국 구도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는 이른바 '중앙발 바람'이다.

특히 인천은 중앙 이슈에 의해 좌우되는 전국 선거 결과의 축소판일 정도로 여야 구도가 심하게 변하기 때문에 이 같은 '중앙발 바람'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먼저 가장 크게 작용할 요인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천 시민들의 평가가 어떤지에 달려있다.
이번 총선은 박근혜 정부의 중간 평가적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인천의 경우 친박(친박근혜) 실세인 유정복 인천시장, 윤상현(남을)·이학재 의원 등이 포진해 있는 만큼 인천 총선 지형은 박 대통령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평가에 따라 크게 변할 공산이 크다.

최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정국 및 국회법 거부권으로 인한 정국 혼란이 박근혜 정부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이 난국을 박 대통령이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인천 시민들의 민심을 얻을 수도, 얻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내부 계파 갈등이 어떻게 결론 날지 여부 또한 총선 승패에 결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새누리당의 경우 국회법 거부권 정국으로 불거진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시작으로 물밑에 있던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만일 계파 갈등이 치열하게 진행될 경우 공천권을 둘러싼 내홍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공천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사무총장'에 친노(친노무현)인 최재성 의원이 임명되면서 비노측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공천과정에서 양 계파 간 납득할만한 공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련 휴유증은 '총선 패배'라는 거센 후폭풍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더 나아가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신당 창당론이 솔솔 나오고 있는 점도 새정치연합 내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정가에서는 이에 대한 일축과 비관론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오는 10월쯤 신당 창당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 것을 예측하고 있다. 만일 신당 창당이 본격화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은 여당과의 맞대결 이전에 야권 단일화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만큼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새누리 중동옹진·서강화을 - 새정치 계양갑·남동을 '공천싸움'
여야 남구갑·남동갑·부평갑 '지역구 쟁탈전쟁' 박빙대결 예고


12개 선거구 … 여야 박빙·공천싸움 치열 지역은

여야의 내·외부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총선 정국에서 인천지역 현역 국회의원 및 총선 출마를 원하는 원외 정치인들은 지역 기반을 다지며 사실상 '물밑 선거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자당 세가 강한 지역의 경우 공천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고, 여야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한 지역에서는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먼저 여야 내부에서 공천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새누리당의 경우 중동옹진·서강화을 등이며, 새정치연합은 계양갑·남동을 등 모두 4곳이다.

먼저 중동옹진 지역구의 경우 현역인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 중에 있어 공천 여부가 불투명하면서 많은 지역 인사들이 도전장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인천항을 끼고 있어 인천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구인 만큼 항만과 관련된 전문성을 가진 지역 인사들이 저울질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배준영 인천항만물류협회회장을 비롯해 조윤길 옹진군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중동옹진은 인천항을 끼고 있는 지역인 만큼 항만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있는 지역 인사가 공천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인사들이 이 같이 주장하는 이유는 이 지역에 낙하산 공천이 이뤄질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연수와 중동옹진 등 지역구 2곳을 놓고 저울질한다는 얘기가 정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연수를 지역구로 둔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의 4월 출마설이 유력해지면서 민 대변인이 중동옹진 지역구 출마로 선회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4월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이 당선된 서구강화을 지역구도 공천을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안덕수 전 의원이 당선됐지만 회계책임자의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되며 자리를 내줬다. 안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20대 총선 출마 의지를 보이면서 안상수 의원과의 일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이 3선을 굳건하게 지켜온 계양갑 지역구 또한 상황에 따라 내부 경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입법로비 혐의로 기소된 신 의원은 오는 17일 1심 재판 결과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재판 결과가 무죄로 나올 경우 신 의원은 큰 문제없이 4선 고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 1심 결과가 유죄로 나오면 당은 방침에 따라 신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박형우 계양구청장을 비롯해 송영길 전 인천시장 측근에서 이 지역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윤관석 의원이 버티고 있는 남동을 지역구는 내·외부적인 변수가 많은 곳이다.

먼저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윤 의원 이외에도 박인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가 공천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상임대표는 남동을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호웅 전 의원의 부인인 만큼 윤 의원으로서는 껄끄러운 경쟁자다.

이와 함께 이 지역구에서 직전 국회의원을 지냈던 조전혁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본선 걱정도 해야 하는 이중고에 놓여있다. 당내 공천은 문제없지만 기세가 오르고 있는 상대 당 후보와 일전을 준비해야 하는 지역구도 있다.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이 재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남구 '갑' 지역의 경우 당초 경쟁자 없이 홍 의원의 3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남구청장을 역임하고 있는 박우섭 청장의 인지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는 동시에 총선 출마설이 지역 정가에 퍼지면서 박빙 지역구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홍 의원은 외적으로 '조용한 카리스마'를 내세우면서도 내적으로는 '힘 있는 추진력'을 통해 지역에서 신망이 두텁다. 하지만 박 청장 또한 3선 구청장 출신으로 더 나아가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선거를 통해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였고, 최근에는 당 혁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른바 '몸 값'을 높여나가는 중이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분열로 인해 남동갑 지역구에 당선됐던 새정치연합 박남춘 의원 또한 20대 국회 입성을 위해 지역에 '올인'하고 있는 중이다. 국회 부의장 출신인 이윤성 전 의원이 이 지역에서 4선을 역임할 만큼 새누리당 텃밭인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박 의원의 지역구 수성 여부가 달려있다.

이외에도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이 재선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평갑 지역구 또한 상대 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 정유섭 지역위원장의 기세가 크게 오르면서 박빙의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신상학 기자 jshin02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