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한 줄 읽기-어느 경찰관의 사람공부]
왼쪽 뺨에 침을 뱉으면 오른쪽 뺨도 내밀고, 죽인다고 달려들면 그 정도로 분이 풀리겠냐고 선수를 치고, 기나긴 전화통화로 끝내 자살 기도자의 마음을 돌려놓는 열혈경찰이 있다.
그도 초임 시절에는 만취자나 흥분한 민원인에게 제복 넥타이 잡아 뜯기기를 수십 번. 경찰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극한의 업무환경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그런데 온갖 유형의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다 보니 어느 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스트레스가 휙 사라진 것. 날마다 오해와 갈등, 욕설과 몸싸움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면서도 그가 늘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어느 경찰관의 사람공부>의 저자 이배동은 어느덧 달래고 호통치며 민원인들과 소통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했다. 사무적인 일처리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교감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런 태도를 갖고 임했던 수십가지 에피소드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것은 오늘도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배동 지음, 정신세계사, 280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