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풍류' 日 열도에 알린다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 '아와오도리 축제' 2002년 외국무용단 유일초청 … 올해도 참여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友' 공연 제자 이유나 기획 … 이광수·능화스님 동참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이 지지부진하면서 한일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하루빨리 일본이 과거를 반성해야만 한국과 일본은 진정한 이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간외교, 특히 문화로 소통하는 한일관계는 조금 다르다. 춤꾼 김묘선 선생은 일본에 머물면서 지난 2002년부터 '아와오도리' 축제를 통해 한국의 춤과 한국인의 정서를 선보이고 있다. 아와오도리는 13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오는 일본 최대 규모의 행사이다.

김묘선 선생은 오는 8월14일~16일에도 제자들과 함께 아와오도리 축제에 참가해 한국인의 풍류로 일본 열도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재단법인 도쿠시마 관광협회 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김묘선 선생으로부터 아와오도리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인천 춤꾼 출신인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교육 조교이자 97호 '살풀이춤' 이수자다.

-아와오도리 축제는 무엇인가요.

▲ 아와오도리 축제 한 장면.

▲일본의 3대 축제 중의 하나로 도쿠시마의 축제로 4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매년 8월12일부터 15일 개최되며 일본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행사이지요.

저희 무용단은 지난 2002년 외국무용단으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초청됐으며 이후 계속 참가하면서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 같은 존재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일본국민축제에 2번이나 참가하는 등 지난 2013년엔 문화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장과 함께 도쿠시마현의 아와문화친선대사로 지정됐습니다.

-올해 아와오도리 축제는 특별하다고 들었습니다.

▲올해는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기념공연으로 치러집니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문제도 있는 시기지만 이런 때일수록 문화인들이 민간외교로서 한일 교류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와오도리 행사 뒤엔 도쿠시마 아와킨홀에서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友'(우) 공연이 펼쳐집니다.

▲ '友' 공연 기획자 이유나.
저의 제자 이유나가 기획과 진행을 맡은 '우' 공연엔 사물놀이 창시자이며 비나리의 명인 이광수 선생님과 인천 범패 작법무 예능보유자인 능화스님을 비롯해 일본무용의 명인 후지마에츠코 씨, 도쿠시마아와오도리의 명인 오카 히데아키씨등 한·일 명인들과 함께 공연을 진행합니다.

한국의 제자 30명과 이광수 명인을 비롯한 연주단과 스텝까지 총 50명이 도쿠시마에 올 예정입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21일 아와오도리 명인 오카히데라키씨를 수원으로 초청, 저희 제자들을 대상으로 아와오도리 교육을 부탁드렸습니다. 문화예술면에서 무엇인가를 해야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작은 마음으로서 이번 공연도 최선을 다해볼 계획입니다.

-오카 히데라키씨는 누구이며 수원에서 어떤 교육을 했는지요.

▲일본 향토춤인 아와오도리춤의 명인이자 도쿠시마 유명렌인 고쟈헤이렌의 수장입니다. 오카 히데라키씨의 방한은 오는 8월14일 아와오도리축제의 유료 연무장(演舞場) 참가 뒤 8월16일 도쿠시마 아와킨홀에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할만한 전통예술가들의 협연공연을 위해서였습니다. 이번에는 한국과 일본 무용수들이 함께 나와 아와오도리 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를 비롯한 제자들이 그동안 아와오도리를 추어왔지만 이번엔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인 만큼 아와오도리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제가 저희 제자들에게 강습을 부탁드린 겁니다. 다행히도 지금 우리나라가 메르스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행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카 히데아키씨가 양국의 문화예술교류를 위해 선뜻 승락을 해줘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일본에서 활동하게 됐는지요.

▲ 김묘선 '승무' 전수교육조교·'살풀이춤' 이수자
▲지난 1996년 일본의 유명한 고찰인 대일사의 주지와 결혼을 하며 일본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대일사는 연간 20만 명이 순례를 오는 1200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입니다. 저는 이후 대일사에서 숙박하는 순례자들 앞에서 승무와 살풀이춤, 소고춤을 선보이며 일본 전국의 많은 팬들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게도 어디서 공연을 하든 유료관객이 꽉 들어차는 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예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춤꾼들에게 가득 메운 객석만큼 행복한 일은 없습니다. 2002년엔 문화재청 주최 일본순회공연의 기획을 맡아 출연하면서 공연을 성공시켜 문화재보호재단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고 2005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승무전수교육조교로 지정받았습니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