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근 인천에서 '빅이슈'라는 잡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노숙인들의 경제적인 자립을 돕기 위한 사업으로 그동안 몇 차례 인천시가 나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지만 다른 지역과는 달리 아직 인천에서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이슈는 노숙인의 경제적인 자립을 위해 지난 1991년 영국에서 창간된 대중문화잡지다. 노숙인에게만 독점 판매권을 주는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판매 전략을 내세우고 있고 영국에서만 5000여명의 노숙인이 경제적 자립에 성공했다고 한다.

현재 세계 10개국에서 발행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빅이슈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0년 7월 창간됐다. 유명 연예인들이 이 잡지에 기부재능을 하는 등 여러 차례 이슈가 되기는 했지만 아직 모르는 시민들이 더 많은 듯하다.

빅이슈코리아는 한 권에 5000원에 판매된다. 일명 '빅판'으로 나선 노숙인은 빅이슈 10권을 무료로 제공받아 판매해 5만원의 수입을 올린 뒤, 이후부터는 판매액의 절반을 수입으로 가져갈 수 있다. 노숙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잡지다.

좋은 의미에도 불구하고 인천판 첫 빅이슈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빅이슈 판매원이 잡지를 판매를 하는 인근 상가 영업주들의 민원과 부족한 시장 조사 등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부터 자리를 잡기 시작해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서울·경기도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위해서는 단순한 지원 사업만으로는 부족하다. 단순 지원을 넘어서 스스로 노동하며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사회적 기업 등도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돕는 한 방안일 수 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함께 사는 인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업들이다. 빅이슈의 어려움은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아직도 장애인들이 생산하는 휴지 등의 상품판매가 쉽지 않다. 사회적 기업들도 경영난에 힘들어하는 건 마찬가지다.

몇 차례 실패에도 불구하고 인천시가 빅이슈 판매를 위한 노숙자 모집에 다시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인천에서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시와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차이를 이해하고 차별을 극복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