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경·정은주 인천가톨릭대·세종대 학생 인터뷰
부평구 '여성이 편안한 발걸음 500보' 사업 동참
청각장애·다문화 학생 지원 등 다양한 봉사 앞장

인천 부평구 청천1동과 산곡1동은 한 때 삭막한 동네로 여겨졌다.

하지만 '여성이 편안한 발걸음 500보' 사업이 진행되면서 동네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고, 비상벨 설치와 범죄예방용 특수도료로 도색 등 여성이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거리로 재탄생했다.

특히 그 사업의 중심에 서서 어두웠던 거리를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밝게 만들어 준 두 명의 천사가 있다.

인천가톨릭대학교에 다니는 김성경(22·여·왼쪽)씨와 세종대학교에 재학 중인 정은주(21·여)씨다.

교수의 추천으로 시작해 벌써 횟수로 3년째 벽화 재능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김 씨는 평소 재능기부 외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교내에서 청각장애 학생을 돕고, 최근에는 다문화 학생멘토링을 시작했다.

평소 관심 있었던 벽화 재능기부를 시작한 정 씨도 역시 고등학생 때부터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노인복지센터에서 합주회와 안마·청소 활동으로, 최근에는 신생아 모자뜨기·수세미 뜨기 등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정 씨는 "디자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벽화를 그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민들과 함께한 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동네 주민들이 덕분에 길이 환해졌다는 얘기를 해줘 힘든 게 싹 사라졌다"며 "벽화 그리기를 원하지 않으셨던 분들도 다음 기회에 또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봉사는 주민들의 생활 뿐만 아니라 이들의 삶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정 씨는 평소 여유 없이 지냈던 생활이었지만 버스 한 정거 전에 내려 걸으며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 또 김 씨는 결정하기 쉽지 않았던 진로를 정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마을 전체를 살린다는 생각으로 힘들었지만 재능기부를 통해 오히려 배운 점이 많았다"며 "사람과 소통하는 법도 배우고 삶의 모습도 변화해 보람이 크다"라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곽안나 인턴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