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와는 반대로 상품의 가격이 내리는 경우를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전 산업에서 상품이 팔리지 않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를테면 생선가게에서 꽁치가 팔리지 않아 값이 싸진다거나 획기적인 기술혁신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된 결과 값이 싸지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량생산의 경우 처럼 물건이 남아도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이는 과잉생산보다는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지 않는 데 기인한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그다지 돈을 빌릴 필요가 없게 되고 이 결과 금리는 내려간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보통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은 설비투자 등을 위해 돈을 빌리게 되나 디플레이션 하에서는 상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아 돈을 빌리려 하지 않는다. 물론 임금도 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조직을 합리화하기 위해 임금을 깎고 해고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디플레는 금융긴축이나 재정긴축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므로 이에 대한 처방으로는 금리를 내리거나 재정지출을 늘려 물건을 사려는 구매욕을 자극시키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경제의 모습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환율상승 등의 요인으로 「저성장 고물가」로 대표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를 보이다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수준이 극도로 위축돼 생산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기형적인 장기 불황 조짐으로 인해 물가까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태로 빠져드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보다 그 폐해가 더 심각할 수 있으므로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차례에 걸쳐 연방기금 금리를 낮추는 등 각국 정부는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조기에 손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