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석·노영일·김윤수·노경찬·최종기 삼산경찰서 형사1팀 인터뷰
부평구 모텔 3회 반복 화재 방화범 가능성 조사
내부자 소행 추적 종업원 검거 … 대형참사 막아

인천 부평구의 한 모텔에서 3차례 연속 화재가 발생했다.

단순한 실화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화재를 삼산경찰서 형사1팀(오희석·노영일·김윤수·노경찬·최종기 형사·왼쪽부터)이 끈질긴 추적 끝에 방화범을 붙잡아 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지난 4월20일 오전 1시쯤 부평구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성냥으로 불을 켜고 헤어스프레이를 맞댄 채 뿌려 침대에 불이 난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이 모텔의 객실과 비품보관실 등에서는 앞서 지난 3월25일, 지난 4월4일 등 모두 두 차례 방화가 발생했다.

이 날까지 발생한 화재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경찰은 단순한 실화가 아닌 방화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당직 근무를 마친 다음 날 형사1팀은 관련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화재가 발생한 모텔로 다시 향했다.

경찰은 해당 객실 주변에서 발자국 흔적을 발견했다.

경찰은 야외 테라스가 있는 객실의 특수한 구조를 지나 다녔다면 그 구조를 잘 아는 내부자의 소행인 것으로 판단하고, 모텔 직원들을 상대로 수사에 나섰다.

수사하던 중 종업원 A(30)씨의 부인으로부터 남편이 직장동료에게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경찰은 확보한 진술을 바탕으로 당시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A씨의 자백을 받아냈다.

A씨는 평소 직장 상사로부터 무시를 당해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화를 풀기 위해 불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한 실화로 지나쳤더라면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형사1팀이 기지를 발휘해 범인을 잡아 더 큰 인명피해를 막게 된 셈이다.

노경찬 삼산서 형사1팀장은 "화재 발생 장소가 대형 숙박업소인데다 그 주변 일대도 숙박업소가 밀집했기 때문에 불이 옆 건물로 옮겨 붙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형사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 쉬는 날도 반납한 덕에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