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24일 만수대 의사당으로 백남순 외무상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차례로 방문하는것으로 방북 이틀째 일정에 들어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만수대 의사당에 도착했으며 백 외무상과 김계관 부상 등은 미리 접견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10시쯤 올브라이트 장관,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 헤럴드 고(한국명 고홍주) 인권 담장 차관보, 스탠리 로스 동아태 담당 차관보,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 등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며 영접했다.

 백 외무상은 환하게 웃으며 7월 방콕에서 있었던 『조미 외상회담 회담 이후 다시 만나 기쁘다』고 반갑게 말문을 연 뒤 『여전히 건강해 보인다』며 덕담을 건넸다.

 양측 대표단은 취재진을 내보낸 뒤 20여분 면담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어 10시40분쯤 2층으로 올라가 김영남 위원장 일행을 예방했다.

 북한 당국은 접견실의 조명을 꺼놓고 있다가 취재진이 『카메라 조명 때문에 필요하니 불을 켜 달라』요구하자 그때서야 점등했다.

 김 위원장은 몇 분동안 올브라이트 장관 일행과 인사말을 나누며 함께 단체 기념 촬영을 한 뒤 취재진을 물러나게 한 뒤 30여분 회담했다.

 ○…현직 미국 관리로는 최고위 인사로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올브라이트 장관과 일행은 북한측이 갑자기 계획된 일정을 자주 바꾸는 바람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인상이 역력하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23일 오전 7시 직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후 10시30분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예방을 시작으로 백남순 외무상 예방,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회담, 조 부위원장 회담 및 만찬 등이 예정돼 있었으나 북한측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모든 게 뒤죽박죽 됐다.

 북한측은 올브라이트 장관이 조 부위원장을 예방한 직후 이들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후 3시부터 김-올브라이트 회담에 들어가자고 제의했으며 김 위원장 면담을 희망하고 있던 미국측으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미국측은 그러나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르는 회담을 시작한 후 두 사람이 잠시 쉬러 나왔던 오후 4시45분쯤 갑자기 예정에도 없던 집단체조 관람을 통보받았으며 속개된 김-올브라이트 회담이 끝나고 곧바로 집단체조 공연장인 5월1일 경기장으로 향했다.

 북한의 돌연한 일정 변경은 올브라이트 장관 방북 이틀째인 24일에도 계속됐다.

 미국측은 당초 이날 오전 김-올브라이트 회담이 속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갑자기 김 위원장과 백 외무상 예방이 되살아났으며 오후 1시가 되도록 김-올브라이트 회담은 개최 여부와 시간을 통보받지 못하는등 일정 문제만큼은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처지.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