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부양책은 돈을 풀어 소비확대를 유도해 내수를 진작시킴으로써 붕괴위기의 실물경제를 살리자는데 있다. 따라서 경기를 살리자고 통화공급과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있어 가라앉은 경기가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아무리 돈을 풀어도 돈은 금융권에만 맴돌고 있으며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수도권의 중소기업 밀집지역인 시화^반월^남동공단의 현재 가동률이 64~65%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입주업체들이 내수부진, 판매감소, 자금압박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유망중소업체들도 내수부진으로 판매가 제대로 안돼 경영자금이 모자라 금융권의 문을 두드려 보지만 신규자금 대출은 고사하고 기존의 대출한도까지 축소당해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다. 돈을 풀어 중소기업을 지원해 준다는 것은 말 뿐이다. 이처럼 지방공단 곳곳에서 실물경제의 기반이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에 빠져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중소기업대출을 늘리라고 연 3%의 저금리로 1조원의 중소기업자금을 풀었으나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도우라는 자금을 고수익의 금융자산 투자에 운용, 돈놀이에만 이용하고 있을 뿐 기업문턱에는 가지않고 있으니 기막힐 노릇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아무리 돈을 풀어 내수진작과 투자촉진에 안간힘을 써도 금융기관이 자기 살기에만 급급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외면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더욱이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유도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적극 내리면서 대출금리인하는 시늉만 하며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은행의 폭리구조로 IMF이전보다 5%포인트 가량 높은 17~20%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내려야만 침체에 빠진 실물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자릿수 금리인하 없이 실물경기부양은 불가능하다.

 지금 우리는 실업자가 2백만명을 넘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있다. 정부가 기업을 살려 고용을 늘리려면 기업의 금융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더 내리지 않는 한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없으며 경기 부양도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