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 DR 연대 본격화 예고

 한나라당이 다음 달 17일로 예정된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원외인 이회창 총재의 대타로 김덕룡 전부총재를 내세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내에선 그동안 조순 명예총재와 당직서열 2위인 서정화 전당대회의장, 원내 사령탑인 박희태 총무나 신경식 사무총장이 대표연설을 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이총재가 심사숙고 끝에 비주류인 김전부총재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가 이런 결심을 실천에 옮길 경우 앞으로 한나라당내 역학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전부총재와의 연대가 본격화된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총재는 지난 총재 경선 과정에서 이기택 전총재권한대행, 김윤환 전부총재와 「3자 주류연대」를 구축해 승리했으나 당시 경쟁자들은 3자연대를 「수구 연대」 「영남 연대」라고 비난했었고 이총재도 그런 측면을 내심 부담으로 여겨왔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호남 출신인 김덕룡 전부총재를 「포용」하는데 성공한다면, 이총재로서는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총재의 대표연설 제의에 대해 김전부총재는 심사숙고하고 있으나 수용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따른 당내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대표연설을 내심 희망해온 조명예총재측은 물론 비주류인 이한동 전부총재측도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김윤환 전부총재측도 불만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고리로 한 이총재와 김덕룡 전부총재의 「연대」가 당내 여러 계파의 반발에도 불구, 과연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