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대중문화 섭렵' 자기고백서
한 때 <씨네21>과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하며 '숏 컷'이라는 칼럼으로 '김봉석 마니아'를 양산했던 저자 김봉석이 장마철 비닐장판처럼 습하고 우중충했던 성장기, 대중문화가 어떻게 자양분이 되고 그를 감쌌는지를 차분하게 읊은 자기고백서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가 출간됐다.

책에서 그는 무차별적일 만큼 광범위하게 빨아들인 대중문화가 그를 키운 대지였고, 어머니였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무척 사적일 수밖에 없는 자기고객이 읽는 이들에게 동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그가 만화나 음악은 물론 영화나 소설까지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일 것 같다.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는 지극히 사적인 회상으로 가득차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우리 모두 자라면서 한 번씩 고민했던 지점이기 때문이다.

김봉석 지음, 북극곰, 272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