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의 인천사랑] 인천역에 KTX 들어오나?
[배준영의 인천사랑] 인천역에 KTX 들어오나?
  • 김상우
  • 승인 2015.0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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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니 거리에 불이 꺼졌다. 고즈넉한 소도시 풍경이 고풍스러웠다. 일본 3대정원인 겐로쿠엔과 1583년에 지은 하얀 성이 있는 도쿄 서쪽 반대 끝 도시, 가나자와다. 메이지유신 이전에는 일본 5대 도시였지만 인구는 줄고 산업은 내리막이었다. 2010년 늦가을 윤봉길 의사 순국현장 추모행사 때 그 곳에서 받은 느낌은 한마디로 고요함이었다. 이런 가나자와가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북적거린다. 아사히신문에 의하면 상업지의 지가가 한 해 동안 전국 최고로 상승(17.1%)했다. 올 11월에는 1만여명이 모이는 국제청년회의소 세계회의도 열린다.

고속철도인 제2의 신칸센 라인이 지난 3월 14일 들어온 덕이다. 도쿄에서 오는 시간이 1시간 20분이 줄어서 2시간 반이면 된다. 개통 후 2일 동안 방문객은 1만7000명으로 작년에 비해 40% 이상 증가했다.
인천역은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歷史)다. 하지만 지금은 성장을 멈춘 간이역이다. 서울로 가는 급행전철은 서지도 않는다. 또 인천역을 중심으로 월미도와 연결하는 은하레일도 움직이지 않는다. 다른 형태로 재개한다고는 하지만 이미 이 곳 주민들은 상처를 입고 있다. 희망이 있다면 인천역에 KTX가 들어오는 것이었다.
인천역 KTX는 황폐화된 구도심(舊都心)을 살리기 위한 특급처방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최진석 연구위원에 따르면 KTX가 들어온 곳은 지가가 이후 3년 간 28% 상승하여, 전국 평균 지가상승률의 2배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민도 늘어난다. 대전역이 위치한 중앙동은 인구가 18.5% 증가했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와 같은 경쟁도시의 KTX는 구도심을 지난다. 인천에는 인천공항에 KTX가 들어온다지만 구도심의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 도심재생 차원에서도 인천역에 꼭 KTX가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근래 나온 언론보도를 보니, 인천발 KTX가 인천역에 안 오고 송도가 인천KTX의 시발(始發)역이 된다고 한다. 사실 필자도 2년 전에 인천역 KTX가 필요하다는 원고를 썼으나 그 아이디어를 휴지통에 넣었다. 어떤 분이 KTX가 다니면 도심 지상이 두 쪽이 나니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 시장의 선거공약으로 KTX가 인천역에 들어온다고 해서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KTX의 인천역 진입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올해 말 쯤에 뚫리는 수인선으로 들어오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의 경인전철선을 따라 들어오는 방법이다.
그러나 수인선은 지하로 다니고, 경인선은 철로가 부족해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시가 용역 중이라지만 어떤 계획인지 궁금하다. 인천역을 대규모로 재건축하여 역세권을 개발한다는 청사진도 발표됐다. 하지만 인천역을 아무리 키워도 KTX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단팥 없는 찐빵'과 같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KTX 인천역사는 지역과 상생할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한다. 첫째, 이용자, 지역주민 그리고 상인 중심이 되어야 한다. 뻔한 프렌차이즈 식당이나, 세계적 저가 브랜드만 즐비해서는 안 된다. 주변에 어울리는 미술관, 근대문화 체험장, 젊은이들을 위한 공연장 등 문화기능 그리고 아이를 돌봐 주는 유아방, 컨벤션이 가능한 회의장 등 공공기능을 고려해야 한다.

후쿠오카 하카타역이 그렇다. 지역예술가를 위한 아틀리에, 근처에서 만든 공예품, 지역특산물을 담은 백여 종의 도시락 판매장, 한국어 통역직원 등이 특징이다. 둘째, 지역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 지금의 인천역 건물은 우리 인천과 철도사에 의미 있는 유물이다. 그대로 두고 뒤 쪽에 필요한 건물과 시설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서울 신촌역도 그렇게 해서 스토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명물이 되었다.
인천 구도심은 자체가 볼거리가 넘치는 전통과 문화의 보고(寶庫)다. 충북의 한 지방자치단체는 관광거리를 만들고자 5억원을 들여 43t 규모의 가마솥을 만들었다. 틀린 정보로 기네스북 등재도 실패하고 뚜껑을 열 때도 크레인이 필요해 결국 실패했다는 해프닝이 눈물겹다.

인천역 주변은 다르다. 월미도, 차이나타운, 개항장 거리, 이민사박물관, 각국조계, 제물포구락부 등 찬연한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경쟁력 있는 문화와 관광의 종착역이다.
동인천역에 내린 방문객들이 묻는 말이 있다. "동인천역은 인천의 거의 서쪽 끝에 있는데 왜 동인천역이죠?" 그 질문에 답한다. 인천역의 동쪽이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옛 인천의 중심은 항만이었는데 동인천은 거기서 동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인천역은 인천의 자궁과도 같은 곳이다. 건강하고 활발하게 새로운 인천을 잉태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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