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한 시선-뉴욕 양키스 유니폼에는 왜 선수의 이름이 없을까?]
美야구 관객수 제자리·매출 급상승
뉴욕서 제일 맛있는 햄버거 판매 등
그들만의 생존법칙·경영전략 공개


야구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스포츠다. 연간 동원하는 관중 숫자만 650만명이 넘고 올해부터는 신생구단 KT 위즈가 1군 무대에 참전하면서 프로 팀의 숫자가 10개로 늘었다. 자연스레 한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났고 KBO는 올해 목표 관중으로 지난해 대비 약 30%가 증가한 836만2000명으로 잡기도 했다.

이렇듯 야구는 흥행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야구팀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야구 전문가들은 자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독특한 구단인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올해도 역시 나머지 9개 구단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 분명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매년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요근래 몇년 사이에는 중계권료가 대폭 상승하며 우수한 선수들과 관중들을 위한 경기장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신간 <뉴욕 양키스 유니폼에는 왜 선수의 이름이 없을까?>는 매년 대폭의 흑자를 내고 있는 메이저리그 마케팅의 비밀을 탐구한 책이다. 최근 20년간 메이저리그 관객 수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매출은 여섯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경영 수법이나 노하우를 연구하고 체계화해 다른 기업의 경영 과제를 해결해 주는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저자는 메이저리그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기존 시장의 수익성 향상'을 꼽는다. 즉, 기존 관객으로부터 얻는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양키스는 '경기' 자체를 세일즈 포인트로 삼아 승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이는 경기 수준이 높은 양키스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다. 양키스와 달리 경기만으로 관객을 충분히 끌어모을 수 없는 많은 구단은 좌석을 늘려서 관객을 최대한 확보하는 공급자적 관점 대신,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로부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객 관점의 비즈니스 모델을 택함으로써 기존 팬은 물론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LA 다저스는 고객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하고자 스타디움 보수에 1억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했고, 뉴욕 메츠는 음식이 '비싸고 맛이 없다'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뉴욕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를 팔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구단이 야구장에서는 '야구만' 구경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경기 외의 부가가치를 창조해 더욱 넓은 범위의 고객층에 어필한다. 스타디움을 수익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야구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구단은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에도 많이 존재한다. 그들은 메이저리그의 '비싼 야구 관람'과는 대조적인 '가벼운 오락'이라는 포지셔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축제와 같은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고, 야구 외에 수많은 놀잇감을 마련함으로써 팬들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구단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구단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규모가 작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관객 동원력이 뛰어난 수많은 구단은 메이저리그 못지않은 뛰어난 경영 수법을 무기 삼아 메이저리그의 독점 시장에 대담하게 쳐들어가 그 속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물 샐틈없는 경영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 많은 팀 사이에서 자신의 색을 잃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지속적인 비즈니스로서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통해 저자는 이들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10개 구단으로 확장된 한국프로야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세계 3대 스포츠이자 비즈니스 정신이 확고한 미국 야구에서 그들만의 생존법칙과 경영 전략을 보고 우리만의 경영 전략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스즈키 도모야 지음, 이용택 옮김, 레디셋고, 248쪽, 1만5000원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