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카드 배구단 선수들 경기 모습.(연합뉴스 DB)
        남자프로배구단에서 손을 떼기로 해 배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우리카드가 다시 구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3일 "우리카드가 임의탈퇴를 철회하기로 전격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31일 열린 KOVO 이사회에서 공식 문서를 통해 "신설 카드사로서 자산규모나 손익, 예산 등을 감안하면 배구단 운영이 역부족이고 그룹 내 스포츠단 중복운영에 따른 운영부담으로 부득이 4월 6일부로 임의탈퇴해 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KOVO는 우리카드 배구단의 결정을 수용하고 차기 총회에서 안건으로 올려 최종 의결키로 했다.

        하지만 우리카드의 입장 번복으로 남자프로배구는 7구단 체제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게 됐다.

        우리카드는 2013년 3월 새 주인을 찾지 못해 배구연맹 관리구단으로 운영되던 드림식스 인수전에 뛰어들어 아프로파이낸셜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을 제치고 구단 인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 시즌 만에 배구단 운영을 포기하고 임의탈퇴를 선언해 배구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KOVO 이사회는 일단 우리카드를 연맹 위탁관리 체제로 운영하면서 새 주인을 찾기로 하고, 5월 말까지 구단 운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연맹에 요구했다.

        만일 연맹 공적자금 투입이 더이상 어렵거나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자칫 선수단이 공중 분해돼 프로배구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게다가 우리카드는 지난해 7월 주축 센터 신영석을 현대캐피탈에 현금 트레이드해 구단 운영 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을 이번 이사회에서 뒤늦게 밝혀 논란을 더욱 키웠다. 배구단 운영을 포기하는 것도 모자라 주축 선수를 이적시키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인수 기업을 찾으려 한 우리카드의 행태에 배구계와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배구연맹은 임의탈퇴 선언 이후에도 우리카드에 배구단 운영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우리카드는 사흘 만에 임의탈퇴를 철회하기로 했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배구단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심층적인 내부검토를 거쳐 배구팬들의 사랑과 지난 두 시즌 동안 보여준 우리카드 선수들의 헌신에 부응하고자 임의탈퇴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구연맹은 "우리카드 배구단이 서울 장충체육관을 연고로 서울 팬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며 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서울이 연고이나 그동안 장충체육관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충남 아산에서 홈 경기를 치러왔다./연합뉴스

/정유진 기자 online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