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야정 강희산 문인화가
문인화 발전 후진양성 앞장 … 11월 '松 주제' 환갑전 준비
▲ 문인화가 야정 강희산
"문인화는 노년을 행복하게 해 주는 영양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다 즐겁게, 보다 깊이 있게 문인화를 배우실 분들이라면 저를 찾아오십시오."

올해 '환갑'을 맞아 오는 11월 '환갑전'을 준비 중인 문인화가 야정 강희산이 '사군자' 개인지도를 시작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예술가의 야인으로 살며 작품 제작에만 전념했지만, 앞으로 세상에 나가 적극 후학들을 길러내야겠다고 생각을 굳힌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소수 정예 제자들이나, 구청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러나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었다.

"나이 60을 먹고 보니 환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자꾸 후진을 양성해야 문인화가 발전할 수 있지 않겠어요?"

야정 선생은 "한국화단의 발전을 위해 뜻이 맞는 제자들과 손 잡고 나가고 싶다"며 "사군자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내 홈페이지에 들어와 작품을 보고 결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사군자는 젊은 사람에게도 좋지만 나이 드신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취미가 될 수 있습니다. 붓을 들 힘만 있으면 할 수 있는게 사군자이거든요."

그는 "고령화 인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퇴직을 한 노년들이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며 "취미를 갖게 되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으며 그 취미생활 중 사군자를 그리는 취미를 갖는다면 화가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군자 교육프로그램은 '점-선-면'이다. 점에서 시작해 선으로 이어진 뒤 면으로 마감하는 그가 만든 체계적 프로그램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렇게 6개월에서 1년 만 꾸준히 배우면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경지까지 오를 수 있다.

'독야청청'하고 싶은 그의 성격 때문일까. 올해 '환갑전' 작품들의 90%는 소나무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다.
"날씨가 추워봐야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충절의 의미를 지닌 소나무는 언제나 푸르고 변하지 않잖아요. 저는 그래서 정서적으로 소나무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의 소나무 그림은 수채화 같기도 하고 서양화 같기도 한 묘한 '아우라'를 내뿜는게 특징이다.

"중국에서도 문인화 대가들 그림을 보면 매우 컬러플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대에 맞게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지요."

그는 이야기를 빙빙 돌리지도, 감추지도 않으며 '톡 깨놓고' 솔직 담백하게 얘기하는 성격이다. 예술단체 활동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그는 "예술은 단체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이라며 "예술가는 죽을 때까지 작품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대에 시작해 이순(耳順)을 맞은 원로 화가의 눈에서 다시 봄새싹처럼 파릇파릇한 빛깔이 움트고 있었다.

/글·사진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