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한줄 읽기] 국가는 강도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이자 한때 서울시청 광장을 울려퍼졌던 노래의 가사이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임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드는 헌법 조항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 자유주의·무정부주의자인 라이샌더 스푸너는 헌법의 권위를 부정한다. 스푸너에게 헌법은 소수 특권층이 가난한 사람들, 약자들, 무지한 자들을 노예로 만들기 위해 만든 도구다.

 신간 <국가는 강도다>는 스푸너의 논문 다섯 편을 엮은 것으로 국가의 과세와 이를 정당화하는 헌법 이론의 허점을 다뤘다. 로크의 사회계약설에서 개인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무정부 상태)에서 벗어나 자연권을 더욱 잘 보장 받고자 국가에게 자유권 일부를 위탁하는 존재로 규정된다. 그리고 이 계약은 헌법이라는 법률적 유효성을 통해 보장된다. 헌법의 정당성의 신화에 도전하는 스푸너는 국가 공권력의 정당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자칫 법의 이름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는 법치주의의 맹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직접 민주제는 불가능하다. 국민 삶을 규정하는 헌법이 국민의 자연권을 더욱 보장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국민이 국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민주사회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라이샌더 스푸너 지음, 이상률 옮김, 이책, 308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