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이 포스트 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현대캐피탈은 23일 "김호철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독은 구단을 통해 "배구의 명가인 현대캐피탈의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감독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 팬들과 선수, 그리고 구단에 해야 할 도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즌 동안 고생한 선수들과 같이 할 수 없는 점이 미안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구단과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현대캐피탈 배구단이 최고의 구단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했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리며 명성을 떨친 김 감독은 2004년부터 2010-2011시즌까지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았다가 2012-2013시즌 러시앤캐시 사령탑을 맡았다.

        2013-2014시즌을 앞두고 "다시 정상에 서겠다"는 일성과 함께 현대캐피탈로 돌아와 직전 시즌 18승 12패를 거뒀던 팀에 21승 9패를 안겼다.

        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을 2승 무패로 따돌리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영원한 맞수' 삼성화재에 1승 3패로 무릎 꿇어야 했다.

        김 감독이 2010-2011시즌을 마치고 일선에서 물러난 것도 따지고 보면 2007년 마지막 우승 이후 삼성화재에 계속 밀린 탓이 컸다.

        절치부심하고 2014-2015시즌을 준비한 김 감독과 현대캐피탈이었지만 이번에는 외국인 선수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성공적인 2013-2014시즌을 보냈던 리베르만 아가메즈(콜롬비아)와 1년 더 계약했지만 그는 무릎 부상에 신음하다가 올 시즌 2라운드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팀을 떠나고 말았다.

        현대캐피탈은 프랑스 대표팀 출신 케빈 르루를 급히 데려왔지만 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고, 결국 15승 21패, 5위라는 최종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한 현대캐피탈은 10년간 이어온 화려한 '봄 배구' 무대에서 쓸쓸하게 내려와야 했다.

        김 감독은 당분간 일선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연합뉴스

/정유진 기자 online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