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1일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북한 김정일국방위원장 면담에 대해 구체적인 평가를 자제했으나 「대단한 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아침 김대중대통령을 만난 뒤 정례브리핑에서 『김대통령도 어제밤 면담 사실에 관해 보고 받았다』며 『대북 문제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성급한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으나 만남 자체가 대단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대변인은 정명예회장의 귀환후 김대통령 면담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일정이 잡힌 게 없다』면서도 정명예회장의 1차 방북때와는 달리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다.

 청와대 다른 고위관계자는 면담 성사 배경에 대해 『정명예회장도 원했겠지만 현대측의 대북사업 상대역인 아태평화위 쪽도 북한 내부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정명예회장과 김정일간 면담에 적극적이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임동원외교안보수석은 『전적으로 비즈니스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우선은 현대의 금강산 개발사업이 지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 특히 남북간 접촉이 뜸하고 김정일이 외부인사들과 접촉을 많이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면담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청신호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북 경협에 대한 남한 내부의 비판여론을 누그러뜨리고 ▲북한에 강경한 미국과 일본의 비판론을 잠재우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