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 식재 추정
대한제국 말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인 자유공원이 조성된 1880년대 말쯤 서구 어딘가에서 옮겨져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시 중구청 뒤편, 자유공원 오르는 오솔길에는 두 아름을 훌쩍 넘긴 플라타너스가 있다. 어른 두 명이 양팔을 넓게 벌려도 플라타너스를 감싸지 못하는 규모다.
흉고(지름) 143㎝, 둘레 4.7m, 수고(높이) 30.5m로 전국의 여느 플라타너스 보다 웅장하고, 우람하다.
이 나무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심어졌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플라타너스란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우리나라 곳곳에 심어진 플라타너스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로 플라타너스는 미국, 유럽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로수 및 정원수로 사랑받고 있다. 플라타너스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경로는 정확하지 않다.
시는 이 나무가 1888년 자유공원을 조성할 당시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역사적 자료는 희박하다. 다만 1900년대 초 자유공원에 건설된 존스턴별장 사진에 플라타너스가 존재했던 만큼 당시 공원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지난 2월25일 국립산림과학원 강진태 박사로부터 이 플라타너스의 수령이 131년인 것을 확인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심어진 플라타너스 중 가장 오래된 건 일제시대 때 심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열 인천시 공원녹지과 과장은 "자유공원 내 플라타너스 도입 경로는 1800년 대 말로 추정된다"며 "자유공원 내 제임스 존스턴별장과 러시아 영사관, 세창양행 사택 등의 정원수로 상당수 플라타너스가 심어졌지만 6·25 전쟁과 1982년 세워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건설 등으로 상당수가 유실됐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1987년에도 자유공원에 4~5그루의 오래된 플라타너스가 더 있었지만, 바다 경관을 가로 막는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잘려 나갔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이 플라타너스는 월미도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벌목 위기를 면했다.
시는 이밖에 자유공원 내 한미수교 100주년 기녑탑 주변의 낙엽송(일본잎갈나무) 4그루 또한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수령을 101년으로 추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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