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여파로 특별분양 의미퇴색 정착금 포기 주민 "억울"

 「법령에 따를 것인가, 형평성을 따를 것인가.」

 문학종합경기장 건설 공사로 민원이 발생해 이주가 결정된 남구 문학동 진흥별장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이주정착금 지급 문제를 놓고 인천시의회 산업위 의원들은 솔로몬의 지혜라도 빌려와야 할 고민에 빠져 있다.

 시종합건설본부는 지난 2월 진흥별장아파트 384세대의 이주대책을 마련하면서 주민들에게 두가지 안을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했다. 계산시영아파트를 특별분양으로 공급받는 대신 이주정착금 5백만원을 포기하거나, 특별분양을 포기하는 대신 이주정착금 5백만원을 지급받는 2가지 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121세대가 특별분양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 7월 계산시영아파트를 특별분양으로 공급받겠다고 계약을 한 세대는 34세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90여 세대가 특별분양을 포기하고 이주정착금 5백만원을 챙기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문제는 엉뚱한데서 발생했다. 계산시영아파트가 전체 1천5백세대 중 불과 254세대만 분양되는데 그쳐 특별분양의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IMF관리체제의 영향으로 미분양 물량이 많아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이주정착금 5백만원을 포기하고 특별분양으로 계산시영아파트를 계약한 34세대에게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주정착금 5백만원을 챙긴 일부 주민들이 일반분양을 통해 계산시영아파트를 계약해 특별분양을 받은 주민들만 애꿎게 5백만원을 손해 본 것이다.

 계약을 해지하면 뒤늦게라도 5백만원을 다시 받을 수 있으나 아파트 분양금의 10%인 해약금 7백20만원을 물어야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들 주민들이 시종합건설본부에 형평성을 내세우며 민원을 제기했으나 돌아온 답은 심정은 이해하나 법령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주민들은 마지막으로 인천시의회에 청원을 제기했으며 이제 시의원들이 솔로몬의 지혜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