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5월15일 스승의 날을 학년말인 2월로 옮기는 방안을 교육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다.

 촌지수수 등 각종 부작용으로 기념일 지정의 취지마저 퇴색되자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스승의 날은 제자들로 하여금 스승을 존경하는 풍조를 만들고 그 은혜에 보답하는 한편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지위 향상을 꾀하려는 목적에서 제정된 기념일.

 지난 63년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JCR)가 같은 해 5월 26일 스승들을 위해 조촐한 사은행사를 연 것이 화제가 돼 다음해에는 5월께를 전후해 전국 각지에서 학교와 관련 단체가 주관, 행사를 치렀다.

 5월15일이 스승의 날로 자리잡은 것은 65년부터.

 산발적으로 개최되던 기념식을 민족 최대 사표인 세종대왕의 탄신일(1397년 5월15일)에 맞춰 치르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이날이 스승의 날로 정착됐다.

 서정쇄신 차원에서 지난 73년 폐지되기도 했던 이 기념일은 82년 부활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입시경쟁이 가열되면서 카네이션은 상당수 학부모에 의해 과분한 선물과 돈봉투로 대체돼 교사에게 건네지고 있고 일부 교사는 이 날을 「한 몫 잡는 날」로 여기게 됐다.

 특히 5월은 새 학기가 시작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학부모들은 「가르친 은혜에 감사한다」는 성의보다는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취지에서, 또는 「이날마저 찾아가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부담감으로 교사를 찾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극성스런 학부모들에게 시달리다 못해 이날은 아예 자리를 비우기도 하고 일부 학교는 이날만은 학부모들의 방문을 완곡하게 거절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교육부가 스승의 날을 학년말로 변경하려는 이유도 이날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곤혹스런 날로 전락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학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학생, 학부모들이 부담없이 감사의 마음을 전할수 있게 하자는 고육지책이다. 이날 제자들이 자신을 가르친 또는 가르치는 선생님을 찾아 카네이션 한 송이를 달아드리는 것도 「스승은 곧 어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